우리가 어느 곳 에서(異 緣) / 정영희 어떤 緣으로 이어져 세상이 잠들어가는 깊은밤 에도 함부로 슬퍼할 수 도 없는 오늘도
바라만 보는 별로 된 것 이었는지
바람결에 흔적도 없이
자리잡은 선홍빛 그리움
눈을 뜬 새벽 에도
한칸 한칸 채워지는
가슴에 고이는말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독백같은 기다림에 서성이고 있는
우리는
어느 우주 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던 인연 이었을까
밤새 꺼지지 않는 작은호롱불밝혀
누군가의 의미가 될 수 있는
작은 몸 하나 누일 곳 기다리리
내 작은 오두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