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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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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BY 피안 2006-06-20

소리 없는 저녁...

한울음을 쏟아내며 온 세상을 미워하던 그순간

그 때 그자리에 내가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서 품어져 나오-는 그 카리스마 넘치는 폭력에

더이상 길들여지기 싫어하는 자신을 지키려하는 그 순간

그 때 그자리에 내가 있었다

 

용서하지 못한 가슴으로 온몸에 가시가 박힌 채

모든 사람이 적이였던 그 순간에도

몇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슬그머니 혼자서 용서를 하는 그 순간에도

 그때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녀자의 자리가 이렇게도 변하는 구나

아니 사람의 자리가 이렇게도 변하는 구나는 그 때에도

세상살이에 답이 없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아아 죽고 싶다고 외쳐대던 그 순간에도

그때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샛노란 민들레 꽃잎에 넋을 놓고 있던 때도

산을 타며 느끼던 봄맞이의 생명력도

아직 살고 있구나라고 느끼던 그 때에도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이미 살아내고 있으면서도

내 삶이 아닌 다른 이의 삶을 사는것이 아닌가 하는 그 순간에도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

 

지금..

지나가는 자리에 내가 서있다

이미 지나간 자리에도 내가 있었듯이

살아갈날이 남은 그 자리에도 내가 있을 것이다

 

그 때는 그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