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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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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기억


BY time 2006-06-15

비오는 날엔
내리는 비에 눌려
모든것이
내 안으로 몰려들어온다.



해질 무렵
시골집 낮은 굴뚝 연기가
발목에 착 감기어 오듯
그렇게 아득한 기억들이 내게 감겨온다.

 

 

내리는 빗줄기 사이사이로
지나간 얼굴들이 하나둘
지나간 시간들이 하나 둘 채워진다.

 

커다란 종이박스로  거푸집 지어

소꿉놀이하던

 

그  공간만큼은 오롯이 내 것이었던 

그 날처럼

 

내리는 비에  기꺼이 갇혀

내 속 기억들과 조우를 한다.

 

장대비 마다않고 만난 이른 아침

작은  우산속에서

밤새도록 사무친 그리움 녹여내던

스무살 시절 사랑과 다시 만난다.

 

양철지붕에 부딪히는 비소리마저

잊게하는 회색도시.

쩍쩍 갈라진 메마른 가슴에

추적추적 여름비는

내 가슴속에 물길을 만들어준다.

 

양분 없고 얕은 내 가슴에

이뿐 노란꽃으로 피어

솜털같은 분신을 날려버리는

민들레 홀씨를 묻어본다.

 

오늘도 비는...

그렇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