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동네에 있는 슈퍼에선
우표를 팔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당신에게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늘 내편지를 담고 실려가던 빨간 우체통만
혼자 덩그러니 벽에 매달려 있더군요.
가게 주인이 접시꽃을 심어
그나마 꽃그늘에 가려져
잘 안보입니다.
기인 논두렁에 토끼풀이며. 자운영이
기똥차게 푸르고 부드러운 보라색 천지입니다.
할 수 있다면
이런 걸 그대로 삽으로 떠서
화분을 만들어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그대로 전해줄 지
자리 옮기면
그네들 땅몸살에 어찌 견딜지 걱정되어
그냥 마음만 보여 줄려고 합니다.
내가 당신마음을 훔쳐갔다고 했지요.
전 훔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하나도 남김없이 나에게 주었겠지요.
지금도 주체를 못하고 있는 걸 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여름별이 뜰 것입니다.
거기에서도 보일 것입니다.
한가지색으로 늘 뜬 별에
나도 마음 하나 걸쳐 빛나게 하고 싶습니다.
당신도 보이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