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산화탄소 포집 공장 메머드 가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57

제가 당신마음을 훔친 그 여자입니다.


BY 느림보 2006-06-08

이젠 우리동네에 있는 슈퍼에선

우표를 팔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당신에게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늘 내편지를 담고 실려가던 빨간 우체통만

혼자 덩그러니 벽에 매달려 있더군요.

가게 주인이 접시꽃을 심어

그나마  꽃그늘에 가려져

잘 안보입니다.

 

기인 논두렁에 토끼풀이며. 자운영이

기똥차게 푸르고 부드러운 보라색 천지입니다.

할 수 있다면

이런 걸 그대로 삽으로 떠서

화분을 만들어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그대로 전해줄 지

자리 옮기면

그네들 땅몸살에 어찌 견딜지 걱정되어

그냥 마음만 보여 줄려고 합니다.

 

내가 당신마음을 훔쳐갔다고 했지요.

전 훔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하나도 남김없이 나에게 주었겠지요.

지금도 주체를 못하고 있는 걸 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여름별이 뜰 것입니다.

거기에서도 보일 것입니다.

 

한가지색으로 늘 뜬 별에

나도 마음 하나 걸쳐 빛나게 하고 싶습니다.

 

당신도 보이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