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불을 켜지 않아도
서로의 맘이
훤히 보이던 그 시간들.
같이 나누던 애절함이 강을 이루고
그 강이 바다로 흘러감을
주저하지 않았던 시간들.
서로의 길목에서의 기다림이
결코 혼자가 아니기에
설레임으로 가득찼던 시간들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어서
나 행복하다고 소리질러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싶었던 시간들
이젠
아무리 불을 밝혀
추억같은 시간들을 더듬어보지만
환한 웃음도
따뜻한 손길도
서서히 사그라드는 불기둥처럼
결국 내가슴에 묻고 말아야할
한줌의 재 인것을.
이별의 끝자락에서도
같이 서 있을줄 알았던 어리석음
함께 밝혔던 기억들을
조용히 안으로 감추며
오늘도
내 가슴을 비워내야한다.
같이 못한 저 바다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