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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리움 되어
BY 느림보 2006-04-29
연인의 대화는 모두 전화 속에 살아 있다.
기억이 나던 안 나던 우리는 통화한 그 시간만
보고 있다.
내 목소리는 이미 그리움 같은 것으로
휘발되어 골고루 선에 묻어 있다.
물론 무슨 말이었던지 간에 말이다.
한 편의 동화를 매일 동영상으로 찍듯이
하루가 하루 기둥처럼
저녁이 밀려오는 밀물을 타고
우리는 또 전화에서 살려고
귀가한다.
자동 판매기에서 커피의 강이 흘러 나올 때
붉은 호흡을 들이 쉬며 사는 집에 선
이제 내가 당신의 그리움이 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