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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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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BY 바람꽃 2006-04-17

사람들은 고개들어 보이는 꽃잎만 보며 봄이라합니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살랑거리는 꽃잎만 보며 봄이라합니다.

듬직한 나무에서 꽃피우는 꽃잎만 보며 봄이라합니다.

 

 단단한 돌 틈을 연약한 몸뚱이로 밀어 올려 피어난

 나는 내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너무도 작고 초라한 내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나뭇가지에서 피는 꽃들이야

그들에게 힘을 실어 줄 나무가 있지만

나에게는 내 여린 대와 잎뿐입니다.

 

나는 오늘도 햇살이 그립습니다.

키 큰 꽃들이야 제 맘대로 햇살을 파고 들겠지만

나는 그들의 그림자에 남겨진 햇살만 바라봅니다.

 

어느날 사람들의 무심한 발그림자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

내 머리 위를 지나쳐 저만치 앉은 꽃 위로 떨어집니다.

안도의 한숨위로 안타까움이 겹쳐집니다.

 

나는 저 눈부신 햇살을 마음껏 담고 싶을 뿐인데

그게 욕심이라면 그냥 살아지고 싶을 뿐인데

오늘도 나는 사람들의 무심한 발그림자가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