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서러운 이 아침에
수줍은 하얀 눈이
몰래 비속으로 숨어 내린다.
지나간 겨울을 보내기 싫어
소매자락을 붙들 듯
그렇게 그렇게 서럽게 내린다.
이젠 비와함께
봄꽃속으로 겨울을 보내야한다고
마지막 손짓으로 내게 이별을 말한다.
네가 보낸 겨울은
눈처럼 한번 내리고 말
그런거였다고.
눈처럼 가슴을 덮었다가
열정에 금방 녹아내릴 그런거였다고
햇볕이 나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그런 눈같은거였다고.
그리워.
그리워.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은
달콤한 흰눈에 가려져
그 아픔을 잊을 수 있었지만
눈이 영원하지 않 듯
네 겨울도 영원할 수 없다고.
그렇게
그렇게
손을 흔들며 이별을 말한다.
영원을 약속 하지못해
안타까움만 가득 남겨둔 채
그저 한번 내리고 말
눈같은 인연.
어쩌다가 철도 모르고
미쳐버린 이 아침처럼
비에 숨어서
추억을 일깨워주듯
눈물처럼 머물지 못할
그런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