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내 창가엔 손님이 있다.
비오면 사라졌다가 맑은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손님.
마치 보고싶어 찾아와
나를 지켜주기라도 하려는 듯, 참으로 성실하기도 하지.
어떤 날엔
개구장이처럼 눈썹을 삐뚤게 돌려붙인 듯한 모습으로
어떤 날엔 또
동그란 달이 옆구르기를 한 듯 접혀진 모습으로 내 창가를 비춘다.
대화를 나눈 적 없고
그리 할 수 없음이 아쉬운 친구.
저 달도 나와 같은 생각이려나?
비오는 날 저녁
빗소리가 후두둑 거릴때면
달이 창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
미련스레 달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다 잠이든다.
내가 잠든사이 나 몰래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