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처럼 찾아올 사랑을 꿈꾸다
초련
먼지 나는 도로 위를 또 박 걸음으로 길 위를 걷는다
비좁은 틈 사이 사람들 을 헤집으며 발을 옮기고
알록달록 고운 그림과 색체에
우물쭈물 혼동하다 그 중하나 조심조심 집어든다
검은 바탕에 분홍 노랑 연두 물방울레이스가 얌전히 달린
꼬부라진 기다란 손잡이에 우산하나 집었다
몇 장의 지폐를 주인 손에 건네 주고
환한 미소로 길 위로 나섰다
머리위로 똑똑 떨어질 봄비를 생각하며
활 짝 핀 우산 속의 내 모습을 그려낸다
발아래 떨어져 그려낼 빗방울의 동그란 퍼짐과
촉촉이 젖은 머리 치켜들고 뾰족이 내민 새싹의 환한 미소가
빛조차 들 지 앉은 우울한 가슴에 사랑을 꿈꾸게 하고
떨어지는 물방울로 모락모락 피어오를 아지랑이가
눈부신 봄빛의 너울 춤처럼 마음에 휘감겨들어
활 짝 편 우산 위에 또닥또닥 떨어질 봄비를 기다려
허리를 곧게 펴고 고개를 치켜들고 하 나 두 울
꼭 잡은 우산 하늘하늘 흔들어대며
폴폴 먼지 나는 도로 위를 또박걸음 또박 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