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지펴놓은 불길에
활활 타오르다가
남겨진 불씨를 보듬고
가만 가만 시간을 보냅니다.
불씨가 가끔 나 자신을 삼켜버릴 듯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합니다.
누군가가 눈치채면
눈물 주루룩 흘러
내 불씨를 젖게 할까바
몰래 뒤편으로 감춥니다.
이 불씨도
시간이 가면
차츰 차츰
잦아들겠지요.
입김을 넣어주지않으면
아마도
아마도
잦아들겠지요.
거친 호흡이
차츰 차츰
시간에 길들여져
잦아들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화려했던 불길을
잊고싶진 않습니다.
내 가슴속
깊은 곳에
꼭꼭 묻어둘겁니다..
반갑게 다시 손잡고 와서
함께 꺼내볼 때까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