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렁쇠
굴렁쇠가
돌고 돌며 굴러간다
푹 패인 웅덩이를 기어나오고
울퉁 불퉁 튀어나온 돌에 튕기며
밭두렁 논두렁 길을 따라
기우뚱 기우뚱
넘어질 듯 자빠질 듯
시골 길을 굴러간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련만은
이제 올까 내일올까
까딱 까딱 넘어질듯
굴러가는 굴렁쇠 보는듯이
맘 졸여 기다린다
이번에 오는 봄엔 사랑을 만들고
내려 쫴는 한여름엔 출렁이는 파도와 낭만을 만들어
빨간 단풍이 든 숲속에서 가슴에 안으리라
아름다운 나의 사랑을 ....
나의 사랑을 ...
그렇게
꼭 꼭 안아 품고
산과 들이 하얗게 눈 덮히고 녹아 내려
새 봄이 올때에는
저기 가는 굴렁쇠와
너풀 너풀 뛰어가리
너풀 너풀 날아가리
내 가슴에 사랑을 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