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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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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진 날개


BY 은빛슬픔 2006-01-31

잔인한 시간들이 남겨놓은 잔해들을 봅니다.

계절의 그림자를 따라

이젠 예전의 그 어떤 모습도 찾을 수 없을만치

시행착오를 겪어온 나인데

닭이 지 날개를 지니고도 날 수 없듯이

나 또한 병신감은 몸둥아리 이끌며

누군가가 그려놓은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당연한 듯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선택받고  태어난 내가 고작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누군가의 그림자를 밟고 가는 것...

그리지 못할 꿈들을 그렇게

가슴 한 켠 쑤셔 박아놓고,

아픔조차 느낄 수 없는 이 부러진 날개만을 핥고 있으니...

깰 수 없을 것 같다던 그 두려움이

깰 수 없단 확신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깨닫고 보니

이 세상은 참으로 똑똑한 바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토록이나 단단한 이중창으로,

볼 수 있음에도

볼 수 없는 장님으로 우리 눈을 가려버렸으니 말입니다.

이미 우린 정해진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밖에 움직여질 수 없는

그래서 우리 몸은 기름칠해야하는  고철덩이처럼

삐걱이기만 하나 봅니다.

어쩜 난 세상의 마지막 슬픔이란 걸...

그 슬픈 사실이 날개짓할 수 없는 날

더욱 슬프게 하는 일임을...

왜 진작에 알지 못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