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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


BY 이청리 2003-06-10

타오르는 욕망은 끌 수 없는 불이기에 * 이청리*


간밤도 울어야 했소
무엇이 그토록 가슴을
흔들고 가는
바람이 있어
잠들지 못하고
혼돈의 먹빛 바다를 건너고 있었소

저 망치질하는 소리
내 안은
하루도 잠잠 할날 없소

그 누가 있어
나를 울게 하는 것이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모든 것을 접고
꿈꾸는 시간 속에
사는 것으로 알았소

꿈!
현실의 도피처였소
거기 그런 문하나 열어 있어
산다는 것을
차라리 환상이라는
말이 편안하게 하고 있소


그런 꿈!
그런 희망!
품지 않으면
먼지 보다 더 가벼운 생
어디로 날라아갈지 모르지 않소
올 때는 큰 의미를 지니지만
갈 때는 한줌의 재의 의미로 남는 것
그 뿐이지 않소

그 순간
그 순간들을
타오르는 욕망은
어디 몸속만 태우겠소
마음 속까지 태워 가루로 만들어 놓소

뜻맞은 그 사람 하나 만나
살고 싶지만
그 뜻은 맞는 사람을 만났다면
빈 구석이 더 많고
멀리 있으면
그 사람만 더 그립게 하고
마주하면
또 허무하고
그 허무가 추억을 낳고
기억을 낳고 생을 낳고


사랑하는 사람곁에서
또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있는 우리여
그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뜨겁기로는 따지자면
장작불이고
그 속에 생각이라는 것을
던져 밀어 넣으면
알고 싶어지는 ....
만나고 싶어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
그리고
단 둘의 시간의 향연 속에서
타오르고 싶은 절정이여!


그 끝은 알 수 없는 심연
누가 이 심연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소

천벌을 내리셔도
이 욕망의 불만큼은 끌 수 없소
이 뜨거움이 생이기 때문이오

당신이 맨처음
생육과 번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이렇게 빚어 놓고
이 욕망의 불을 끌라하시라면
결국은
까만 숯덩어리로 남을 수 밖에 없소

아!
당신은
이 욕망에 불을 우리 몸 속에 붙여 놓고
무엇으로 끌라고 부채질 하고 있소

우리를 눈을 뽑으셔도
우리의 귀를 닫으셔도
우리의 입을 다물게 하셔도
이 욕망의 불만큼은 끌 수 없소

무슨 수로 끌라는 것이오
우리 몸안에 타오르고 있는 불
당신 앞에 서는 날까지
그 누군가 그리워 타오르고
잊지 못해 타오르고
만나고 싶은 그사람을 만나기 위해
타오르고

자식!
부모!
형제!
가까이 있으면
참위로의 품속이지만
그 위로만으로 살수는 없지 않소

최후의 그 한 사람과
하나되어
불로 타오르고
타다가 꺼져도 다시 타오르고
타는 그 속에 있는
그 눈부신 세계
그 사람 아니면 열 수 없는
그 눈부신 세계
찾고 있소.

우리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인것처럼 살지만
아니지 않소
그 어디에
아니면 가까운 곳에
생을 사는 동안 그 사람을
찾아 떠나는 것이 우리이지 않소


마지막 그 끝에서
그 고요한 눈빛으로
무엇을 그리며
무엇을 그렇게 애타게 찾고 있었는지
그 사람 만나 행복했다는
사람은 몇 되지 않소
그 사람 아닌 이 다음
어디선가 새로운 사람과 다시
만나 살고 싶은 것이 우리이지 않소


사니까 사는 것이지
사는 것이 아닌
끌 수 없는 타오르는 불 속에서
그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어
그 사람에게 그 무엇이 되고 싶어
사는 것인데
우리 모두 그러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소

그러기에
이 욕망은 더 뜨겁게 타오르고
우리 생을 더 높은 곳으로 밀어 올려
더 먼곳을 보게 하는지 모르겠소

마라톤처럼
42,195키로를 뛰게 하는
생이라는
그 승리의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싶어


자기라는 생의 레이스에서
뛰고 있소,
이 욕망이라는 번호판을 달고
힘차게 뛰고 있소.
어떤 이들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 욕망의 불을 촛불로 바꿔 비추고
어떤 이들은
정치라는
명예라는
돈 많음이라는 이름으로
이 욕망의 불을 햇불처럼 높이 치겨들고
어떤 이들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이 욕망의 불을 생명의 향기로 바꿔
바람에 향기 날리고

아!
천벌을 내리셔도
이 불을 끌 수 없소
이 육신이 쇠하여 질 때까지
이불을 끌 수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