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상한 계절이다.
은행에 가서 번호표를 뽑는데도 단풍잎으로 보인다.
오늘은 고객의 날이라는 문구와 더불어
가래떡이 쌩뚱맞게 나를 바라본다.
맛있게 드시라는데
달랑 세 개가 하나로 포장된 가래떡을
냉큼 들고 올 생각조차 못하고
하나씩 포장되어 있으면
좀더 많은 사람이 부담없이 먹겠다는
사소한 생각에 머무르고만 있다.
말랑하게 보이는 가래떡은
마지막 남아있는 잎새처럼
외롭게 홀로 남아 있는데
어느순간 가래떡이 없어졌다.
옆에 앉은 용기있는 여자분이 들고있네.
나는 생각도 못한걸까?
우리 냉동고의 현미가래떡에
슬며시 양보한걸까?
꽃댕강나무가 수줍게 피어
나의 마음을 헤어려 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