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피어있던 백일홍은
가을바람 타고 오색 무지개빛 이별하고
낙엽옷을 갈아입었다
가는길 아쉬워 씨 내리고 인사하는데
가을 햇볕 안고 어느새 파란 싹이 돋아나더니
아기 백일홍으로 화분가득 피워낸다
스치로폴 화분에 해맑은 미소짓는 꽃들은
한낮 불어오는 가을 산들바람에
좋아라 춤을 춘다
가난한 옥탑방 한귀퉁이에서도
구별없이 행복을 던져주는 아기백일홍은
만져주지 않아도
불어주지 않아도
가을바람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동무하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