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기억 - toplys(리시안) - 논둑 길을 지나 큰 개울 통나무 다리 위를 두려움을 삭이며 건넜던 때 유년의 장터에서 10원에 10개하고 덤 얹어주던 동그란 풀 빵이 맛있던 날. 아랫집 남자애랑 세워논 마차밑에 들이치는 가랑비 맞으며 머우 잎 썰어 국수 만들고 드세요. 하며 소꿉놀이 하던 날. 위험하니 가지 말라던 부모말씀 어기고 크게 보이던 선배언니 따라 보 막은 개울물에 멱 갔다가 죽을 뻔한 날. 입학식 선물은 노란 장화였지. 아버지 손잡고 굴다리 지나가며 대단한 출세인줄 알았던 초등학교 입학 날. 그 맑은 시내에서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머리를 감다 뚜껑 열린 가방의 책이 쏟아져 물위에 둥둥 떠 갔었지. 득달같이 잡았지만 퐁당 젖은 책들을 아무런 꾸중 없이 쇠죽 아궁이에 말려주시던 아버지에 대한 1학년의 기억 추운 겨울 친구들과 텅 빈 밭고랑 눈밭에서 뒹굴다 바지 가랑이에 고드름 달리고 손등이 갈라져 엄마한테 야단 맞던 날. 개울 둑 밑에생긴 위험한 웅덩이에 얼음 배를 탄다고 길다란 막대기로 휘젓고 다니며 발이 꽁꽁 얼었던 날 이제는 상수도 계획으로 거의 말라버린 그 개울의 추억이 아쉽구나. 화로에 고구마 감자 묻어놓고, 긴 철사 젓가락으로 빨리 빨리 익기 바라며 자꾸만 찔러 보았던 날. 혼자만의 뜨락에 되돌아 보여지는 유리 처럼 투명한 아련하고 그리운 개구쟁이 시절 추억의 스크린. 내 어린날의 기억들. 2000.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