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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기억 (아지트에서 옮김)


BY toplys 2001-05-13

  어린 날의 기억
               
             - toplys(리시안) -
  
  논둑 길을 지나 큰 개울 
  통나무 다리 위를
  
  두려움을 삭이며 
  건넜던 때
  
  유년의 장터에서
  10원에 10개하고 덤 얹어주던
  동그란 풀 빵이 맛있던 날.
  
  
  아랫집 남자애랑
  
  세워논 마차밑에 
  들이치는 가랑비 맞으며
  
  머우 잎 썰어
  국수 만들고
  
  드세요. 
  하며 소꿉놀이 하던 날.
  
  
   위험하니 
  가지 말라던
  
  부모말씀 어기고
  
  크게 보이던
  선배언니 따라
  
  보 막은 개울물에
  멱 갔다가 죽을 뻔한 날.
  
  
   입학식 선물은
  노란 장화였지.
  
  아버지 손잡고
  굴다리 지나가며
  
  대단한 
  출세인줄 알았던
  초등학교 입학 날.
  
  
  그 맑은 시내에서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머리를 감다
  뚜껑 열린 가방의
  책이 쏟아져
  
  물위에 
  둥둥 떠  갔었지.
  
  
  득달같이 잡았지만
  퐁당 젖은 책들을
  
  아무런 꾸중 없이
  쇠죽 아궁이에
  말려주시던
  
  아버지에 대한 
  1학년의 기억
  
  추운 겨울 친구들과 
 
  텅 빈 밭고랑
  눈밭에서 뒹굴다
 
  바지 가랑이에
  고드름 달리고
  
  손등이 갈라져
  엄마한테 야단 맞던 날. 
  
  
  개울 둑 밑에생긴
  위험한 웅덩이에
  
  얼음 배를 
  탄다고
  
  길다란 막대기로
  휘젓고 다니며
  발이 꽁꽁 얼었던 날
  
  이제는 
  
  상수도 계획으로 
  거의 말라버린
  그 개울의 추억이 아쉽구나.
  
 
  화로에 고구마 
  감자 묻어놓고,
  
  긴 철사
  젓가락으로
  
  빨리 빨리 
  익기 바라며
  자꾸만 찔러 보았던 날.
  
  혼자만의 뜨락에
  되돌아 보여지는
  
  유리 처럼
  투명한
  
  아련하고 그리운 
  개구쟁이 시절 
  추억의 스크린.
  
  내 어린날의 기억들.
  
  
  2000. 11. 1
  
어린 날의 기억 (아지트에서 옮김) 문득 여유있는 생활속에 떠오르는 고향의 기억들이 머리속을 지나기에 메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