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여
태양이 증오처럼 타오르고
대지도 숨죽이고
정지된 사랑도 쩍쩍 갈라진다
푸석한 땅 사월 보리
빈 허깨비처럼 말라 있음을
사월 가뭄은
힘겨운 투쟁으로 뿌리 내려도
아기 주먹만한 양파로
서글픔으로 버려지고
그리움은 천리도 날지 못하고
맴돌다 지친다
사랑이여 단비를 타고 내려라
기다림에 목마르니 단비여 내려라
정지된 사랑도 물 흐르게 하고
대지에 의지해 사는 농부들의 얼굴에도
충족하게 흘러라
목마름에 눈물도 가뭄처럼 허탈하니
봄 가뭄에 갈라진 마음에
단비여 사랑처럼 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