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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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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고 보니.....(해장 시)


BY veness 2001-04-11

즐거워지고파 마신 술이
결국 괴롭더이다

빌어먹을 알콜이 ?고 지나간
쓰라림이라기 보다......

심장 깊숙한데 또아리 튼
망상의 헛된 몸놀림에 짓눌린
어거지 때문이더이다

놀아나는 작자들은
내 육신까지 피곤하게 만들고....

내가 술을 아니 마시듯
술이 나를 마시고 있더이다

오묘한 술잔 속 그 녀석은
마치 내 두개골을 깨부수고 지나갈
혼돈처럼 뭉개 뭉개 피어나고

그녀석을 담고 있던 유리잔은
흐트러진 내 동공 만큼이나
입술 자욱으로 얼룩져 있더이다

숭고함을 담은 지나간 인생은
중년이란 세월에 압도 당하고....

사랑 운운하던 그 혀는
현실과 타협하느라 바쁘더이다

내밀어진 그손엔
이익에 갈취 당하고

씨익 웃어주던 그 미소도
결과를 점치는 예언자 같더이다

나를 잊어보려 먹은 술이
내 폐부와 치부 마져 기억하게 하고
더욱 선명히 기억으로 못 박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