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때문이야
곱게 물든 단풍들은
참 아름다웠지,
아름다운 물감을 풀어 놓은듯
그 요염한 자태에 나는 빠져버리고만 싶었어.
바람 때문이야,
그 아름다운 잎새들을 모두 날려버린건
심술궂은 너, 바람 때문이지.
질투와 헤픈 살랑거림으로
내 앞을 왔다 갔다 하더니
결국은 너, 너 때문이었어.
어제 해질무렵, 석양이 비친 단풍잎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밤이 몰고온 바람이...
밤새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 지나더니만
아, 이젠 휑한 가지들만이
찬 바람을 타고 울고 있잖아,
떨어져 내려앉은 가을잎은
낙엽이 되어 바스락거리는데
그래 잘가, 미안해, 바람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