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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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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BY SHADOW 2000-11-12


빈 마음


사람은 본디 비어 있었다
가슴은 동그랗고
가슴이 울리고 하는 것은
비어 있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공간은 물질로 채워지지 않는다
여자들은 아기를 낳는다
몸속에 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은 곧 사랑이다
뱃속에서 자라가는 생명은
곧 가슴속을 채워가는 사랑이고
비로소 여자들은
虛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로 태어나는 시점이 오면
여자들은 사랑을 줄 수 있는
빈 가슴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아기가 태어나면
여자들은 가슴은 채울 수 있지만
아기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만큼 빈 몸속이
허해서 많이 먹게 된다
아기가 태어난 뒤로는
그 빈 몸이 허전해
먹어도 먹어도 허기를 느낀다
하물며
가슴이 비어버린다면
어찌 먹는일로 가슴을 채울 수 있을까
겨울이 다가온다
빈 가슴이 아니어도
온 몸이 추워오는 계절이다
몸이 추워오면 마음도 추워질것인데
나는 나의 빈 마음때문에
얼마나 힘들어야 할까
사람은 본디 혼자이다
사람이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을 다 버리고도
감수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성인 군자가 되고
성현이 되기 전에는
자신을 버리는 일이 이토록이나
힘든일이었음을 다시 깨닫는다
빈 마음이 되어 겨울을 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