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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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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감옥가다


BY 들장미 2000-11-11


권력자들의 그칠줄 모르는 논쟁과
그들의 손놀림에 이리저리 부대끼다
격렬한 몸부림 끝에
한배를 탄 동지에게 작별을 고할 겨를도 없이
도살장 끌려가는 돼지마냥
빽빽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어둡고 축축한 수송차에 곤두박혀
그들은 이송된다


도마위에 올려진 그들은
시퍼런 칼날에 갈기갈기 찢겨
피할수 없는 빗줄기에 온몸젖고
뻣뻣하게 경직된 몸
갈비뼈까지 파고드는 짠소금 고문 끝에
맥없이 늘어져 만신창이 될쯤
시뻘건 고춧가루와 역겨운 구정물 뒤집어 쓰고
사방에 피비린내 풍기며
숨막히는 감옥에서 그들은 차가운 공포에 얼어가다
교활한 저승사자의 허기진 뱃속에서 최후를 맞는다


척박한 땅 딛고 일어서
금빛햇살 받으며
미풍에 날개 펄럭이며 춤추고
흐르는 시냇물 장단맞춰
서로의 이상을 꿈꾸던 그들
그들이 빛나는 영혼앞에
나는 고개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