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동해의 아침은
갈매기 날개를 펼쳐
홍조 띤 하늘에서
나르시스의 춤추는 거울에
수천 수만의 물결로 반짝여
허상의 그물로
밤새 낚아 올린
내 꿈속의 고기들은
관에 든 공기처럼
닻을 내리고
더이상 꿈꾸려 하지 않는다
어둠의 흡혈귀와 싸우며
실핏줄 밤새 돌리던 등대여,
너도 이제 쉬거라
현실이다.
아,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태양, 그 뜨거운 정신은
세상 모든 꽃을 눈뜨게 한 것처럼
내 나약한 의식의 자궁을 열고
'사랑하라' 속삭이며
스물 네 걸음을 딛고 가는
오늘의 님을,
'열정으로 꼭 끌어안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