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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있나요?


BY 들장미 2000-11-07

낙엽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양지바른 돌덩이에 걸터앉아
한손으로 머리를 괴고
나뭇가지의 리듬있는 흔들림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고 있을때
순간 멀미를 겪는 듯한 현기증이..

낙엽이 우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들은 누렇게 말라빠진 모습으로
마치 물려 뜯긴것 같이 기진맥진
마구 흐트러져 한마디 말조차 하지 못하고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한쪽 귀퉁이에 매달린 헐렁한 거미줄과
베란다 마다 힘없이 늘어진 천조각들
어둠을 쫓아주는 빛 만이 무심히 지켜볼뿐

푸른 하늘도 솜털같이 가벼운 구름도
코끝에 밀려오는 향기도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호탕한 웃음소리도
그들의 위대한 슬픔을 위로하진 못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어디 몸을 둘 곳도 없다
그렇다고 가야할 곳도 없다
괴로운 싸움끝에 더이상 억누를수 없는 감정에
바람에게 몸을 맡겨 버린것을

그들은 나의 슬픔에 울어 주었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동정에 쌓여 울었다
그들의 슬픔을 내 속에서 보았던 것이다

나는 알아차렸다
상처를 입게 될 것을

순간 난 그들을 한줌 웅켜잡아 찢고 또 찢었다

헛되이 슬퍼하고 괴로워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차라리 눈으로 보이지 않는 먼지가 되어
그 가슴속에 슬픈 비밀을 나에게 들려다오

고요한 기쁨이 마음을 적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