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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가을


BY 명길이 2000-11-04

시장엘 가 보면
늦가을과 초겨울이 오버랩된다

옷가게엔 가을에 입을 만한 옷들이
가을색으로 벽면가득 채색되어 있고
그사이로 간간이
옷깃을 여며 초겨울의 참바람을
자 ~ 알 막아줄 만한 옷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생선가게엔 여름에는 냉장고 안에서
피서를 즐기던 생선들이
서로 제맛을 뽐내듯 나와
줄 맞추고 있다
미꾸라지는 그 사이에도 끼지 못하고
자리정돈 못하고 미끄럼 타고 있다

한쪽 끝엔 여러가지 채소를
한주먹씩 깔끔하게 갖다놓고,
요즘 여자들은 손가는 건 안산다고
파를 다듬어 한줌 묶는
할머니의 넋두리 만큼
까놓은 콩이 처량맞게 말라있다

요즈음 시장엘 가면
늦가을과 초겨울이
오버랩되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