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에서
후미진 산자락
산허리를 감아도는 안개 걷히고
찬란한 이슬 떨어지니
하얗게 피어난 정숙한 꽃잎
파르라니 떨고 있네.
조붓한 오솔길 이슬젖은 낙옆이여
초연한 네 모습에
내마음은 사색으로 밀려가고
정적을 깨우는 새소리
목까지 넘치는 희열속에 노래하리니
오오, 열매는 무르익어 충만하고
포근한 낙옆은 나의 둥지라네
살가운 바람 고즈넉하니
적삼을 파고드는 호젓함이여
억새의 손짓
말간 햇살에 몸 행구고
도토리 따라 다람쥐 숨는데
붉어진 잎새하나 툭!
시린 가슴안고 부끄럽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