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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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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름은 바다였습니다


BY 들꽃편지 2000-10-30

나의 일기장에 그 사람 이름은 바다였습니다.

그 는 남쪽 끝 바닷가에 살고 있었습니다.

스물 한 살 때.

덕수궁 은행잎이 노랗게 익을무렵

바다냄새가 출렁이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가 바다랍니다.

파도에 씻긴 조약돌 같았던 글씨.

가랑잎에 시를 쓰고

자주 달개비 꽃물로 파랗게 파랗게 썼던 편지.

그렇게 맑았던 그.

그 바다는 사랑도 기다림도 주었지만

난 대답없이 방파제만 걷고 또 걸었습니다.

투명한 유리반지만 두 개 남기고

나는 그를 보냈지만

나의 일기장에 그는 바다로 남았습니다.

지금도 그는 남쪽에 살고 있을까요.

바다를 닮아 순수했던 그.

지금도 잉크를 찍어 편지를 쓰고 있을까요?

일기장에 쓰여 있는 그.

바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