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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떠남, 그 이후


BY 이윤이 2000-10-28




만남과 떠남, 그 이후



떨어져 쌓인 낙엽중
트인모습으로 집힌 정결한 너.
네가 가슴으로 들어와
한 바람의 저녁과
황혼의 빛으로 살고,
울타리 넘어드는 하얀 달빛에
네 몸을 씻으며,
길고 가녀린 노래하지 않았던가

뽀오얀 네 얼굴에
핏기 가시더니
슬픔이 문지방을 넘고,
고요하던 호수의 물결이
풍랑이 되어, 사납게 사납게
볼을 때리며
멀리 멀리 뒷걸음쳐간다

차가운 미소가
지구 밖 어느 유성을 향해 나아가고
별도 시선을 거두어들인 채,
외면한듯 묵묵히 빛을 잃어간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있어
조심히 문을 여니
지나가는 바람의 장난,
혹시나 소식전할까 싶어
물으니,
나무에선 무수한 낙엽이 떨어지고
그들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사니
떨려져간 끈을 잡으려 하지 않는구나

낙엽이 찬 바람에 날리운다.
그러나,
가지에 걸터 앉았는지,
어느 가슴 빈곳으로 날아갔는지
과거의 급살에 휩쓸려 갔는지는-
빗방울도,
바람소리도,
大地를 적실뿐,
大地를 흔들어 놓을뿐,

말이 없엇다.



198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