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가을은 익어있고
물들은 잎들은 제 무게에 겨워 쓰러지며
가을은 그 속에서 깊어만 간다
생각이 간절했던가
간 밤, 꿈 속 화들짝 놀라운 기억은
너를 만난 듯 여전히 설레이고
바로 곁에 있는 듯 숨결은 생생한데
마른 손 내밀어 잡으려니 휘휘 저만큼 달아나
애꿎게 쥔 주먹에 힘든 혈관만 도드라진다
그렇게 보냄이 아닌데
생각한 이별은 그런게 아닌데
망설임 끝에 이제 겨우 열린
그리움의 말은 서리서리 꽃 피우려는다
계절은 늘 그렇듯 추억을 키우고
아무 것도 포기하지 못한 미련은
시커먼 제 속만 갉아먹는다
세월은 이렇게 흘러흘러 가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