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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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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린친구에게..


BY 사하라의아침 2000-10-26


바람끝에 고드름이라도 달고 오는듯
매섭고 시린 바람이 일던 이른 새벽에
너의 고단한 목소리를 듣고 놀랐던 하루가 간다.
낭랑하고 때로는 달콤하기까지하던
네고운 목소리는 어딜가고
까칠한 얼굴을 쓸어내리는듯한
윤기없는 울림이 가슴을 서늘하게하던 이른새벽..
그렇지않아도 가위눌리듯 꿈자리까지
뒤숭숭하던 기억이 채가시지도 않아서 불안했는데..

기어이 그렇게 매듭을 짓고 말것을
왜그리도 피말리면서 여기까지왔던거니..
사람에대한 미련이 그다지도 모진것인지.
어느덧 난 네속에 더는 커져서는 안되는
위험한 바오밥나무인지도 모르겠다.
너역시 내겐 가슴속에서만 키울수는없는
장미나무였는지도 모를일이다.

가시에찔려 아파하리라는 뻔한 예감을
애써 모른척,태연한척 하면서 이렇게
이른새벽 네가 전하는 메마른 통고에
가슴은 서늘하게 내려앉고...

오래된 하늘처럼
네 기억들도 참오래되었다.
묵정밭을 일구듯 그렇게 너를 내안에
들여놓고 마음쓰던 긴세월이 이쯤에서
한줌바람에 날아가고있다.

오랜 기다림과 그리움과 설레임조차도
이젠 내곁에 머물지 않을테지만
그래도
빛바래지않은채로 보낼수있어서
그나마
눈물은 없을테지..

이제 내게도 생경한 겨울이 찾아와서
잊으라 잊어버리라 유혹할테지...
잘가라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