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 size="4" face="아롱체"> <bgsound src="http://203.240.193.21/~ingss/data1-out/990724/5.mid"loop=-1>
거북이
우리집에 6년 전부터 기르던
거북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투명한 프라스틱 수조에서…
배고프면 네발로 사력을 다해
벽을 긁어 댑니다
그러나
배 부르면 다시 잠잠하답니다
그 모습이 안스러워
햇빛이잘 드는 창가에
놓아 두었지요.
근데 글쎄 이놈이 이젠
일광욕을 즐기는 겁니다
아침부터 해가 넘어갈
저녁 무렵까지
두 발을 번쩍 든 채로
서 있는 겁니다
하루는 먹이로 줄
멸치 한 마리를 집어다가
뚜껑을 열었더니
서 있는 그 자세로
덥썩 내 손을
깨물어 버리는 겁니다
가슴이 덜컥. 엄마야!
얼마나 놀랬는지
너무 아퍼서 눈물이
찔끔 나왔지요
마구 패 주고 싶었지만…
수조에 갇혀 살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애처러워
그 놈 등만 쓰다듬어 주고 말았답니다
넓은 강이나 바다에서
대양을 가로지르며
살아야 할 운명이
어쩌다 두 뼘짜리 수조에
갇혀 살게 되었는지
그의 인생이 가련해서
한강에 놓아줄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놈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지요
우리 작은 딸 아이의 탄생과
늘 함께 해 왔기 때문입니다
거북이의 건강과 딸아이의 건강이 말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보내줄 겁니다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