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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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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BY 상큼녀 2000-07-06


아내

여고시절 학교 뒷뜰의 마가렛꽃을 좋아했다는 아내는

지금도 아파트 베란다 앞, 소국을 좋아한다

옷 팔러 가게 갈 때, 손님과 입씨름하고 집으로 올때

잔디밭을 넘어 국화 향내를 맡는다

낙엽밟는 소리, 소국 향내가 좋다는 것이다

"나는 자잘한 꽃이 좋아요"

밤마다 아내는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서

빨간 붕어를 움키는 꿈을 꾼다

그래서 아내는 안개꽃밭을 가꾸는 나와 산다

자작나무 노란 이파리 책갈피에 모으는 나와 산다



변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