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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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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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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유 2004-10-31

가을이 시작 되려는지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되었다. 좀 추울것 같아 두꺼운 자켓이나 카디건을 준비해 오면 쓸 일이 없어지고 더울것 같아 얇게 입고 나오면 퇴근할땐 춥고....변덕스런 여자들의 맘 같다는 날씨.....몸이 찌뿌둥 하다. 상준인 일주일쯤 이태리로 출장 이였다. 유학하면서 어학 연수만 받았는지 상준인 5개 국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여기저길 자유자재로 다니면서 아무런 불편없이 다니고.....부럽다. 난 겨우 영어도 버벅거리는 수준인데.......가끔 함께 일때 회사 서류 가져와서 보는거 보면 거의가 빽빽히 써있는 원서였다. 뭔말인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것......같이 있을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회사일을 가져오는 거였다. 바쁘면 안만나도 되는데......사실 이건 진실이 아니다. 헤어질 때면 내가 늘 눈에 물기를 담는다는걸 상준이 이미 눈칠 쳈는지.......아주 바쁜일이 없으면 우린 늘 만났다. 거의 집에서 만나는 거지만........둘이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장소야 뭐 어떠랴.....그렇게 상준이 출장을 간지 이틀이 지났다.

 

가을 기획에 내 놓았던 백과 지갑이 의외로 매출액을 높여주고 있었다.다른 몇가지의 소품들도 반응이 좋고.....다른팀 보다 매출고가 높아서 인지 요즘 우리팀은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가을 제품 내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겨울 상품 계획을 하고......다들 일에 미친것 처럼 굴고 있는 요즘이다.비워져 있는 팀장 자리엔 아직 성주가 앉아 있었다. 예전엔 상준이 어딜 가면 늘 따라 다니더니 요즘엔 임시이긴 하지만 한팀의 팀장을 맡고 있어서 인지 상준이와 떨어져 있는 성주....생각보다 일을 잘 하고 있다.그냥 이대로 우리팀 팀장으로 앉아 있어도 될만큼 일의 추진력이 빨랐다.여전히 내게 장난하는건 똑같지만......그런 성주도 청주 공장으로 출장을 떠난 금요일 오후 였다.

 

겨울 제품 기획안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 사무실 문을 밀치며 들어섰다. 점심 시간 지난후 몇시간후라 자린 대부분 비워져 있었다.열명 남짓.......웬일인지 그날따라 각부서마다 한두명씩 자릴 비우고 있었다. 옆자리의 경혜와 남진씨와 함께 다른 회사 제품을 보면서 분석을 하고 있는데 키가크고 마른듯한 여자 둘이 사무실로 들이 닥쳤다. 성큼성큼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서 돌진하는.....우리부서는 문쪽에서 좀 안쪽에 있어 그 소란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당연히 난 그 들어오는 돌격 부대가 내게 오는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으니까.......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 누군가 들어오는걸 제지한듯.....갑자기 조용하던 사무실에 성마른듯....높게 올라가는 소프라노 소리의 여자목소리......

 

"비켜!!!여기 이여경 이라고 있지?남의 남자 가로채서 나쁜짓 하는년.....화냥년 같은 더러운년.....그년 어딨어!!!이여경 여기 있지?나와 이나쁜년.....!!!"

 

기막혔다. 최마리는 아닌것 같은데.....첨보는 얼굴......경혜와 남진씨의 놀란 얼굴......난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저여잔....누군지......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심해 지기전에 일을 무마 시켜야 겠다는 생각에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모르는 여자뒤에 큰 눈 가득 눈물을 담고 울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여리디 여린 갸날픈 몸을 한 최마리......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 같아보였다. 그럼 난 임자 있는 남의 남잘 뺏은 파렴치한 여자 역을 맡은건가....?웬지 웃음이 나왔다. 최마리의 연극에 동참해 주어야지.......최마리와 함께온 여자가 또 뭐라고 악다구니 치기전에 난 그쪽으로 걸어갔다.

 

날 봤는지 최마리가 내쪽으로 고갤 돌렸다. 정말 우스웠다. 내게 날선 눈빛을 하더니 순간에 약한 모습 보이며 고갤 돌리는.......

 

"저년이야?그 남의 남자에게 드러운 꼬릴 흔들고 다니는 년이 저년이냐고......"

여자의 물음에 한손으로 입을 막고 고갤 끄덕이는 최마리.......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잠시 위축이 되려 했지만......흐트려지려는 날 다시 수습했다.

 내가 다가서기도 전에 내쪽으로 돌진[?] 해오는 여자.......아마도 내 머릴 잡아 채려는 듯한 기세.......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해대며 그여잔 내게로 뛰어오다시피 했다.

 

머릴 잡히는 볼쌍 사나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게 손을 막 뻗는 순간 난 그녀의 한팔을 잡아 챗으니까.......

 

"안놔 이년아?이게 겁도 없이......안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건지.....잡고 있는 손목이 시큰 거렸다.

 

"나가죠......여긴 제 개인 사무실이 아니니까.....제게 용건이 있어서 오신것 같은데 나가서 얘기해요.....업무방해 마시고....."

"뭐라고 이년이......이......남의 남자 꾀는 재주만 있는줄 알았더니.....이년 이거 이제 보니..."

"나오세요......경비 부르기 전에...."

 

어디서 이런 침착함이 나오는지.......나자신도 놀라고 있었다. 늘 마음 한켠에 이런 일이 곧 일어날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생각보다 난 침착하게 잘 대처 해 나가고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그녀들은 날 사람들 앞에서 챙피를 주고 싶어 했기에 내 행동에 기막혀 했다. 나가자는 내 강경한 태도에 잠시 얼을 빼고 있었지만 금방 최마리와 눈짓을 주고 받더니 내가 놓아준 팔을 들어 내 뺨을 후려 쳤다.

 

"뻔뻔한년.....뭐?업무방해?경비를 불러...?야 이년아 경비말고 경찰 불러 경찰!!! 너 같이 양심없고 행실 부도덕한 년은 콩밥 먹으러 들어가야 하니까......경찰 불러 이년아......마치 우리가 올줄 알고 미리 대비했나 보지....?뻔뻔한년 같으니라구......잘못을 했으면....."
"나 잘못한것 없어!!!!더구나 당신에겐 더더욱......!!! 당신 나 알아?나 아냐구 !!내가 누군지알아!!"

 

놀라서 였을까?맞은 뺨이 금방 붉게 부풀어 올라서 일까?뺨이 부풀면서 침착하자던 내안의 또다른 내가 함께 부풀어 올랐나 보다.화가 났다. 최마리 라면 모를까......왜 첨보는 여자가 내게 이런 말도 안되는 욕을 하면서 내게 달려 드는지.......난 그 여자 뒤에 숨어서 가련한 여주인공 역을 충실히 해내는 최마리를 쏘았다.

 

"나가요.....나가서 얘기해요. 날 챙피줘서 어쩔건데.......그럼 모든일이 잘 풀려 나갈것 같아요?이건 옳지 못해.....나가서 얘기해요..."

"이년이 정말.....된맛을 봐야..."

 

"당신들 뭐야?당신들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구 들어와서 행패야....!!!"

 

어디서 나타났는지......갑자기 우리 앞으로 성큼 들어서며 내게 또다시 손을 올리는 여자의 손목을 잡아 채는 사람........사장님의 비서실장인 오재현 이였다. 영인이의 오빠......누군가 알려 준걸까....?오재현의 출현에 최마리는 좀 놀라와 하는것 같았다. 오재현의 시선이 금방 최마리에게 향했다.

 

"최마리 이게 뭐하는 짓이야?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러 들어오는 거야....."

"뭐가요?나쁜건 저년이잖아...?왜 모두 나만 나쁘다고 하는건데....왜 !!!!!"

"말은 바로해야지.....나쁜건 너도 이여경씨도 아니지.......진짜 나쁜건.....네가 찾아가서 따져야할 상대는 ....말안해도 알지....?네가 피해자라면 이여경씨도 그래......화풀이 할 상댈 잘못 찾아 왔어......그만 나가..."

단호하게 자르듯 말하는 오재현 이였다. 최마린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오재현을 쏘아 보고 있었고 바로 오재현이 부른듯한 남자 직원 둘이 최마리와 그 여자를 데리고 나갔다. 얼이 나가 서있는 내게 오재현이 잠깐 보자고 해서 나도 함께 나왔다.

 

 

저녁에.....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는 그런 시간에 회사로 허겁지겁 달려온 성주.....난 그때까지 오재현 실장님의 개인 방에 있었다.한 두시간쯤.....? 그정도 시간이 지났는것 같은데도 아직 진정이 안된듯.....가슴이 떨리고 있었다. 언젠가 최마리가 한번쯤은 찾아올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런 식은 아니였다.드라마를 잘 보진 않지만.....일이 이런식으로 될지는 정말 몰랐다. 사람들 앞에서 날 깍아 내리고 챙피를 줘야 한다는 생각......너무 잔인하고 비겁하다.진실이 어떻든 간에 내 이름은 이미 바닥에 버려진 단물 빠진 껌신세가 되었다. 회복 불가능 한.....지금껏 무얼위해......이제겨우 사는것 처럼 살아지려는 이런 시점에.....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을것 같았다. 억울하고 기막히고......분하고 화가 났지만......상준이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최마리라는 여자의 정신상태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니까........그녀가 이런 방법을 택하리라는걸 미처 눈치체지 못하고 있었던 내 아둔함을 탓할 뿐이였다. 드라마의 한편 처럼......이런일이 현실에서도 버젓이 일어나는 구나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날 위해 자릴 비워주고 밖에 나가 있는 실장님이 들어 오는줄 알았다. 앉아 있던 쇼파에서 일어나는데 급하게 열린 문으로 들어온건 넥타이를 잡아 뺀 좀 헝클어져 있는 차림의 성주였다.

 

"이여경.....?괜찮아....?많이 놀랐지....."

다가서며 내 두손을 잡아 내게 눈을 맞추는 성주였다.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눈물이 나왔다. 지금껏 한번도 울지 않고 있었는데.....갑자기 감정의 기폭이 커지면서 나도 모르게 세어 나온 울움이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성주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성주가 토닥여 주는 손짓에 어느정도 울움이 멎었다. 아무도 내편이 없어.....기대고 울 수가 없다는게 얼머나 커다란 아픔인데.....자라오면서 늘 겪어 왔던 일이기에 이번에도 괜찮을 줄 알았다.아까 영인이 오겠다는 것도 말려었다.괜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일 신경쓰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혼자서도 ....이런것쯤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지금껏 이보다 더한 일도 겪고 살았는데....이까짓 것쯤......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근데......그게 아니였나 보다......아니 어쩜 살면서 한번도 나아닌 다른 사람에게 위로나 걱정 같은건 들어보지 못한 나였기에 이런 감정이 생소해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그랬나 보다. 성주을 잡고 한참을 내 속의 울음을 토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