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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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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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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유 2004-08-22

[물고기 자리]........................................이 안

 

[혹시 그대가 어쩌다가.사랑에 지쳐 어쩌다가

어느 이름 모를 낯선 곳에 날 혼자 두진 않겠죠.

비에 젖어도 꽃은 피고 구름 가려도 별은 뜨니

그대에게 애써 묻지 않아도 그대 사랑인걸 믿죠.

저기 하늘 끝에 떠 있는 별처럼 해뜨면 사라지는 그런 나 되기 싫어요.

사랑한다면 저별처럼 항상 거기서 빛을 줘요 그대 눈부신 사랑에 두눈 멀어도돼

하늘에 박힌 저 별처럼 당신의 아픔으로 묶여 움직일 수가 없지만 난 변하지 않을테니

작은 꽃잎위에 맺힌 이슬처럼 해 뜨면 사라지는 그런 나 되기 싫어요.

사랑한다면 저 별처럼 항상 거기서 빛을 줘요.

그대 눈부신 사랑에 두눈 멀어도 돼

하늘에 박힌 저 별처럼 당신의 아픔으로 묶여 움직일 수 가 없지만

난 변하지 않을 테니.비에 젖어도 꽃은 피고 구름 가려도 별은 뜨니

묻지 않아도 난 알수 있어요.그게 내 사랑인걸.

작은 꽃잎에 이슬처럼 저기 하늘 끝 저 별처럼 다시 해뜨면 사라지는 내가 되기 싫어요.

변하지 않을테니.]

 

본사로 출근 한지 벌써 보름째다. 하지만 난 상준일 보지 못했다. 내가 출근 함과 동시에 상준인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뒤 였다. 본사 디자인 팀에는 예전 지사에 함께 근무했던 나와 동기인 한유미가 있었다. 출근한 월요일 아침 사무실로 들어서던 한유민 날 보고 좀 놀라와 했다. 자리도 내 바로 앞자리 였다. 작게 눈인사를 건네는 날 보며 마주 고갤 까닥여 보이긴 했지만 놀랍다는 얼굴이였다.비워 있는 팀장 자리에 영인이 왔다. 뻥뚫린 원룸 형식의 사무실에 천정에 각 부서의 푯말로  자리 매김를 하고 있는 사무실이라 영인이 자기 부서에서 우리부서 까지 상준이 올때 까지만 임시로 팀장을 맡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디자인은 봄을 겨냥한 상큼 ,발랄,앙증의 컨셉으로 진행되는 디자인 이였다. 영인이 먼저 귀띔을 해주어서 출근하기 까지 몇개의 포트 폴리오을 만들어 났긴 했지만.......본사로 출근하면서 느끼는 벽은 생각보다 컷다. 모두들 컨셉이 정해지자 마자 프로들 다운 실력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장 조사와 스케치......정말 열심이였다. 디자인은 혼자만의 작업이라 팀웍은 마무리 단계이다.먼저 개인의 도안을 정하고 거기서 뽑힌 도안에 맞출때 팀웍이 필요 한거니까첨은 경쟁이였다. 밤늦게 남아서 일을 하는 사람이 여려 되었다. 자료실을 뒤져야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야 하니까......더구나 우린 신생팀 이여서 인지 이 출발점이 중요했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정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더구나 영인이 말로는 우리팀 6명은 본.지사에서 실력있다는 사람들로만 뽑아놓은 새로운 팀 이라고 했다. 전국 학생 인테리어 디자인 콩쿨에서 대상을 한 수상자가 이번에 새로 뽑힌 신입으로 들어와 있고 본사 에서 두명. 지사에서 나와 마찬가지로 경력 디자인 3명이 차출 되어서 온 거라고 했다. 미리부터 너무 겁주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는 영인이 말이 있긴 했지만......이주가 지난 지금은 영인이 말이 빈말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확연이 들었다.정말 내게 새로운 도전이였고.....마지막 기회 인것 같았다.

 

저녁에 영인이와 저녁을 먹고 후식을 마시는 프로방스 식의 레스토랑 이였다. 계속 팝이나 가벼운 뉴에이지 음악만 나오더니 갑자기 누군가 신청 했다며 가요가 나오고 있었다. 티브이나 라디오 을 등지고 사는 내겐 모든 노래가 귀에 익숙치 않았다. 이안 이라는 여자가 부르는 물고기 자리 라는 노래였다. 정말 우스웠다. 달콤한 바닐향이 얹어진 카푸치노에 혀 끝을 살작 데였다. 눈물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울음이 났다.데인 혀의 쓰라림은 아니였다. 가슴 끝 한쪽이 움찔거리며 아려 왔다. 영인이 당황한듯 날 봤다.

 

"너 왜그래.....?왜 울어 갑자기...?"
백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며 영인이 옆자리로 와 앉았다.

국악을 가미한 전주음이 나오고 난뒤 들려온 가수의 목소리.......

혹시 그대가 어쩌다가.....사랑에 지쳐 어쩌다가.....어느 이름 모를 낯선 곳에 날 혼자 두진 않겠죠......그랬다. 눈물이 났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눈물이 났다. 갑자기 서러움이 왈칵 몰려 들었다. 울지 말자고 다신 아무에게도 그 무엇에도 상처 받지 말자고.......절대 약해지지 말자......눈물은 끝이다.....그렇게 맘 먹었는데.....이런 우습지도 않은 감정으로 눈물을 보이다니.....하지만.....닦지 않았다. 터진 댐의 둑처럼 그렇게 흐르다 마를 때 까지 울고 싶었다.그래서 내 꽉찼던 속이 다 비워져 버리게.....그렇게 다 흘려 보내고 싶었다.

 

"왜 그러는 거야......?여경아 왜 ......왜  이렇게 우는 거야....?응....?"

가슴에 내 머릴 품고 등을 토닥이던 영인이의 목소리도 젖어 있었다.소리는 나지 않지만....자꾸 울음이 나왔다. 그대 눈부신 사랑에 두눈 멀어도 된다니......정말.....그랬다. 눈부신 사랑만 준다면 두눈 아니라 온몸의 모든 따스함이 얼음으로 꽁꽁 얼어 버려도 되었다. 내게 등만 돌리지 않는다면......어떤 것도 모두 참을 수 있었다.

 

영인이 계속 이사를 하라고 말했다. 본사가 있는 청담동은 내가 있는 삼양동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고 했다. 이사를 계획하고 부었던 적금이 몽땅 오빠에게 가 버린 지금 내겐 여유자금이 없었다. 영인인 퇴직금을 미리 땡기거나 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보라고 했다. 사실 집과 회사를 오가는 번거로움은 내겐 힘들지 않았다. 첨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웬지 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컴퓨터를 들여다 놓았다. 스캐너 까지.......생전 해보지 않았던 10개월 할부를 끊었다. 영인이 자기가 쓰던거 내게 물려 준다고 했는데.....듣지 않았다고 화를 냈지만......지금도 영인이 에게서 받는게 많은데 부담을 주는 친구가 되긴 싫었다. 나와 영인이가 고교 동창 이라는거와 친구라는 관계를 같은 부서 에서는 별로 달가와 하지 않고 있었다. 지사에서완 달리 나와영인인 회사에선 거의 아는척을 하지 않는데도 소문은 퍼져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웬지 모르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실력만이 내가 바로 설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굳혀져 가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영인이의 도움은 여기까지 라고 했다. 내 옆에서 함께 있어 주는 친구.....그것만으로도 난 힘이 되었다.이사를 맘 먹고 집을 알아 보는데.....내 전세자금 으로 청담동에 집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주변의 논현동  쪽으로 방이 하나 나왔는데 계약을 하고 보니 영인이가 손을 쓴거 였다. 영인이와 잘 아는 분의 3층 단독 주택의 일층이였다. 원룸 형식의 5평 정도의 구조인데 대학생들 에게 세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세돈의 딱 두배 였다. 부담스러우면 나중에 잘되면 이자 까지 쳐서 갚으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정말 목이 메일 만큼 고마웠다. 아저씨는 돌아 가시고 딸둘과 아들 까지 모두 시집장가 보내고 혼자 사시는 아주머니는 맘이 따스한 좋은 분이 셨다. 막내 딸 처럼 날 생각해 주겠다는 고마운 분이셨다.

 

3월의 첫주가 시작 되었다. 오면서 흰빛이 서린 빨간색 장미 묶음을 샀다. 그제 토요일날 퇴근 하면서 보니 꽃병의 꽃이 시들해져 있었다. 늘 누군가 말을 하지 않아도 꽃이 때 되면 바뀌어져 있었다. 이번엔 내가 당번이 되기로 했다.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은 정적이 흘렀다. 깨끗하게 청소되어져 있는 책상......기분이 좋았다.늘 일착으로 오는 이유중 하나가 되는 혼자만의 공간.......머릴 맑게 해주었다.

 

"엇......누구......?"

옅은 커피향이 느껴지며 들리는 낮은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막 의자에 앉으려다 고개가 뒤로 돌려 졌다.

 

무테의 안경.....짧게 깍여진 베컴의 머리 모양......줄무늬가 져친 연브라운의 실크 와이셔츠....승마 바지 처럼 폭이 아래도 내려가면서 폭이 좁아 지는 감청색 데님 바지.....넥타이는 옆으로  어깨 위로 돌려져 있었다.낯선 방문객에 놀라는 내 시선에 그 남자가 픽 거리며 웃는 모습이 보였다.순간 당황되어지는 기분이였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촌스러운건 변하지 않았네........반갑다 .이여경....."

내게 성큼 다가서며 들고 있던 커피컵을 내려 놓고 내게 손을 내미는 남자였다. 키가 꽤 컸다. 여자치곤 좀 큰키인 내가 거의 어깨만 넘어서고 있었다. 나보다 머리하나는 더큰 남자였다.날 알고 있는 듯 한데.......난 기억에 없는 얼굴이였다.

 

"첫 출근해서 마주치는 여잘 애인 삼아야 겠다고 맘먹었는데....에이 물건너 갔다.하필 촌스런 이여경 일줄이야......일찍 나온 보람이 없네.....너 나중에 나한테 점심 사라.....멋진 내가 함께 먹어주는 영광을 주지......기꺼이 받을  거지....?"

 

기막혔다. 장난스런 웃음에 장난스런 말투......분명 내이름을 말하며 날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데.......난 왜 기억에 없는 걸까......?가만 보면.....전혀 낯선 얼굴은 아닌것도 같은데.....그래도 쉽게 이름이며 얼굴이 기억에서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좀 당황되는 기분이였다.

 

"아무리 네 머리속에 한남자 뿐이 없다고 해도 나같은 꽃미남을 몰라 보다니......점심 한끼 가지곤 안되겠다 이여경 너 오늘 점심 저녁 그리고 삼차로 술 까지 사......이 맹추 같은 기집애!!!알았지....?"

정말 .....정말......뭐 이런 사람이 다 있는거야....?

내가 그렇게 기막혀 하는 얼굴로 그 남잘 쳐다 보는데 뒤에서 들리는 또다른 목소리......너무 놀라 가슴이 덜컹 거렸다.

 

"야!한성주 .....이 얍샵한 쥐새끼......누가 상산데....쫄다구가 감히...."

그러면서 들어서는 키큰 남자......

얼굴에 화를 잔뜩 묻혀 들어오는 남잔........나와 마찬가지로 놀란 눈 동그랗게 뜬.....상준이였다. 짙은색 회색 정장을 입고......한성주의 윗 옷 인것 같은 자켓을 들고......가방도 두개나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있었다.베컴 까진 아니더라도 무스가 없다면 푹 가라앉아도 짧다는 느낌의 머릴 한 .....예전 보다......훨 나아진 얼굴의 상준이였다.

 

"야 .....이여경 여전히 촌스럽지 않냐......?얜 예나 지금이나 왜 이리 촌스러운 거야....?무릎 까지 덮은 칙칙한 회색 치마에 밋밋한 하얀색 폴라 티 라니.....원래 니트는 가슴의 볼륨을 강조하는 옷인데......남자인 우리보다 더 밋밋한 가슴봐라.....그 흔한 라인도 없잖아.....아 정말촌스러......ㅋㅋㅋㅋ"

 

이 웃기지도 않은 ......날 두번이나 기염을 먹게한 남자가.....그 옛날 고교 동창 한성주라는 사실에 난 최대한 눈에 힘을 주며 세게 째렸다. 상준일 만났다는 벅찬 감정도 순간 사라지고 내게 여전히 장난을 거는 성주에게 시선을 줬다.

성준 내 시선에 웃음을 참지도 않고 무례하다고 생각될 만큼 킥킥 거렸다.

 

"야 그렇게 좋으면 너 가져.....너 아까 그랬잖아.....오늘 사무실에서 첨 마주치는 여자와 사귄다고.....그렇게 내게 말했잖아......둘이 사귀면 되겠네...."
"아 됐어......사양할래.....가지고 있는 매력이래 봤자.....바늘로 찔러도 찔러지지 않고 바늘만 부서뜨리는 자존심 뿐이 없는 여자......난 취미 없어......"

 

이번의 말엔 가시가 들어 있는것 같았다. 순간 당혹스러움에 얼굴이 굳어졌다. 몸도 경직이 되어져 가는 듯 했다. 그런 내 앞으로 상준이 바짝 다가 선 기분이 들어 난 얼른 고갤 들었다.

 

"좋아.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내가 가져주지......어차피 그 얼음 녹일 사람은 불같은 심장을 가진 나 뿐일 테니까.......그동안 잘 있었어......이여경....."

"..........."

"나 박상준 이다.네 첫 남자가 되려고 돌아왔어....혹 잊은건 아니지....?우리 약속...?"

 

사람들이 한둘 씩 들어오는 시간.........내 곁을 지나면서 작게 내 귀에만 들리게끔 말하고 스쳐 가는 상준 이였다. 어색한 시간을 ......하나둘씩 출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무마 되었다.

 

상준이와 성주의 출현에 우리부서와 다른 부서의 여직원들은 .......시선들이 분주해 졌다.

아침 조례후에 우리부서 팀장인 상준이 정식으로 자기 소갤 했고......성주는 우리부서 엠디로 발령 받고 온 해외 지사팀 직원 이였다.내가 알기론 성준......국내 전자 관련을 하는 기업의 자제인데.....왜 여기와서 전혀 분야가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아침에 내게 보여준 장난꾸러기 같은 면모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변모된 모습에 잠시 웃음이 일었지만 진지하게 그동안의 일의 진척 상황을 듣는 둘의 모습은 우리까지 허리를 꼿꼿이 세우게 할 만큼 진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상준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거에 난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가슴이 쿵쾅 거리고......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계속 머리속이 어지러웠다.공중에 붕 떠있는 기분이였다.점심시간을 몇분 남겨두고 영인이 에게서 문자가 왔다.

 

[길 건너편 밥 아저씨네로 와......점심 같이 하자...]

 

밥호프 아저씨는 퓨전 음식점 으로 깔끔한 요리 전문 이였다. 10000원 정도만 가지면 세계여러나라의 음식을 맛볼수 있는 회전 요리 전문점 이다. 저녁은 좀더 가격를 올리고 점심은 런치 타임이라고 칭해 근처의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는 인기있는 음식점이다.가겠다는 문자를 쏘고 책상을 정리 했다. 아침에 잠깐 얼굴을 비춘 성주와 상준인 그때 나간이후로 들어 오지 않고 있었다. 내게 점심과 저녁을 사라고 하더니......역시 농담 이였나 보다.

 

재회의 시간은 생각지도 않게 일어났다.이런식의 재회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너무 쉽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버린 것에 약간의 아쉬움과 허무함.......언젠가 상준이와 한 사무실에서 마주치게 될 텐데 과연 그날이 언제 일까.....?출장에선 언제쯤 돌아오는 걸까....?하루 하루 맘 졸이며.....만나면 무슨 얘길 아니 어떻게 얼굴 마주 대할까....?정말 크리스마스때 날 원룸에서 기다렸을까....?만약 그랬다면 바람 맞힌 날 어떻게 대할까.....?정말 맘 졸이며 늘 두근두근 거리며 초조하게 기다렸던 시간들이 였는데.......한성주라는 인물탓에 재회의 시간은......어이없게.....하지만....오히려 어색하지 않았다는 마음도 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그동안 얼마나 초조하게 기다렸는지......가슴속의 커다란 응어리가 한꺼번에 밑으로 내려갈 때는 약간의 통증도 있었지만........지금은 가슴이 펑 뚫린게 좀 허전함도 있었다.

 

장난식으로 시작된 재회......마치 그동안의 세원은 전혀 없었던듯........마치 어제 안녕하고 오늘 만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의 시간은........과거 속으로 사라진것 같은......기억속으로 멀리 사라져 버린 것 같은....그런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