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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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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테리우스 6.


BY 영악한 뇬 2003-11-12

 

 

[ 유선배……………….]

조용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내 영혼이 조금씩 회생하기 시작했다.

 

  

[ 집에 연락할까?. ]

 

석윤이 아닌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니. 이제 찾았으니까 됐어 아직 연락하지 마. 내가 연락할 테니까.

 

현철이 넌 이제 가봐 ]

 

[ 유선밴 괜챦은 거야?. 병원으로 가봐야 되는거 아냐?. ]

 

[ 내가 알아서 해. 그러니까. 현철이 넌 오늘 밤 일 아무한테도 말하지마 ,

 

말해서 좋을게 없으니까! ]

 

[ 그래. 그럼 나 먼저 비상에 올라간다 ]

 

……..비상. ………..석윤이다.

 

석윤이와 비상의 멤버중 한 사람이였다.

 

[ 유선배 . 눈 좀 떠봐 . 자는 거야?. 죽은 건 아닌데 . ]

 

나는 눈을 뜰 힘조차 없었다. 눈을 뜨고 자 애를 쓰고 있었지만 생각데로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 이 바보 같은 여자야! 도대체 어딜 다녔던 거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리구 핸드폰은 어떻게 된거야?. ]

 

.!

 

어깨로부터 통증이 밀려왔다.

 

[ 어깨가 부어있어.병원에 가야 겠다  옷은 또 왜 이렇게 젖은 거야………정말

 

천방지축 지맘대로야 ! 애인이랑 나간 여자가 이러구 돌아다녀?! ]

 

 

 

석윤아 그만해…….그만 말해…………

 

네가 한마디 한마디 내 던지는 말은 언제나 내 심장에 새겨지니까.

 

너무 많이 네 목소리가 새겨지면

 

나중에 잊어야 할때가 왔을 때 다 지우지 못할지도 몰라.

 

 

 

[ 유선배 .제발 걱정 좀 그만 시켜……맨날 웃고 즐겁게 살더니

 

그거 완전히 헛빵이였지?. 내 마음 모르겠어?바보야 눈은 왜 안떠! …….. ]

 

내 이마 위로 석윤의 손길이……….. 따듯한 손길이 와 닿았다,

 

내 마음 모르겠냐구?……………

 

넌 내 마음 아니? ………..

 

난 연하는 정말 질색이거든.

 

너보다 내가 더 빨리 늙어 버릴거쟎아.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구.내가 무턱대고 다가서지 못하는 이율 말해줄까?.

 

정순이가 알고 있는 걸,…………. 주제 파악하라는 그말이 딱 맞어  

 

 

[ 이런 불덩어리야 ..!!! ]

 

석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를 들쳐 업고 어디론가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이젠 정순이 하나도 부럽지 않은 걸……네 등에 내가 업혀 있쟎아.

 

네 남자 냄새가 나.

 

 

 

 

윤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나로서는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긴 하지만

 

석윤의 집이자 병원이였다.

 

[ 아버지 ! 엄마! 좀 나와 보세요. ]

 

석윤이 소리를 질러댔다. 그만 소리 질러. 괜챦아 좀 많이 자고 나면 내 정신이

 

쉬고 나면 괜챦아 질거야.

 

[ 여기 눕혀 ]

 

나는 희미하게 눈을 떳다. 석윤의 아버지가 틀림없을 …….흰머리가 희긋한

 

인자한 이마를 가진 어른.

 

나의 아버지와는 느낌이 다른 어른.

 

[ 정신이 좀 들어 유선배?. ]

 

겨우 눈을 뜨는 나를 내려다 보며 석윤이 물었다

 

나는 최대한 내가 지을 수 있는 모든 감사의 마음을 담아 미소를 지었다

 

 

 

낮선곳에서 느끼는 이 편안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편안했다. 내 집 , 내 가족들에게서는 느낄수 없었던 편안함과 평화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렇게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그제서야. 나는 그 분위기에 녹아들 듯 눈을 감았다

 

다시는 눈을 뜨지 않을 사람처럼.

 

 

 

꿈속에서 다시 그 국방색 새를 보았다.

 

찢어진 날개를 끝까지 퍼득이다가 마침내 아침 햇살과 함께 비상했다.

 

국방색 새가 햇살속으로 날아 들어가 보이지 않았을 떄 나는 비로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딜까……..따듯하고. 고요하고..깨끗한 이불 냄새. 도대체 어떤 비누

 

로 이불을 빤거야비누냄새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다. 이런 그러고 보니 나는

 

침대 위에 눕혀져 있었다

 

병원인줄 알았는데 침대라.꽃무늬 벽지에…………

 

문안으로 큼직하게 붙혀져 있는 비상의 브로마이드.

 

! 그제서야 난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석윤의 방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석윤의 방. 그렇다면 이 침대는 석윤이 침대?.

 

나는 벌떡 일어났다. 세상에 석윤의 침대라니.!

 

 

옷까지도 갈아 입혀져 있었다. 보아하니 남자의 옷 처럼 보이는데

 

흰색 셔츠에 츄리닝?.

 

당황스러웠다 이꼴로 아침에 이 집 식구들을 어떻게 보나?.

 

분명히 뭐든 물어댈텐데 뭐라고 설명하나?.

 

꼭 집 없는 사람티를 내고 다녀 티를! 빙신! 

 

나는 두리번 거리다가 커튼을 열어 제쳤다.

 

 

다행히 내가 있는 곳은 1층. 나는 조용히 창문을 열고 내려섰다.

 

녹색의 아침 이슬을 머금은 잔디들이 내 눈앞으로 펼쳐졌다.

 

그래 이게 석윤이의 세계야 .사방이 콘크리트 바닥으로 꽉 죄여진

 

내 집과는 다른 세계.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본 석윤의 세계는 나로 하여금 석윤이로 부터 더욱 멀리

 

도망가라고 부추키고 있었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빛이나 태평양의 트로피컬 화려한 색들이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먼 나라 이방인들의 것인 것 처럼

 

석윤은 내 손이 닿을 수 없는 세계에 서 있었다.

 

석윤의 집 뜰의 잔디는 니 주제를 알라고 은연중에 내게 외쳐대고 있었다

 

나는 그길로 그집을 나왔다.

 

마치 도망치듯…………..

 

 

내 삶의 무게는 나누어 가질 수 없다…….내 지옥 같은 삶을 견디게 해주는

 

마약과도 같은 달콤한 너..

 

나는 죽을 때 까지 내 삶을 고스란히 혼자 견디어야만 한다

 

 

에는 여전히 들어가지 않은 채. 나는 수업을 들었다. 다행히도 하루 종일 ,

 

공간. 내 락카가 있는 작업실에서의 실기 수업이였다. 내 락카와 가까이에

 

있으면 나는 불안하지 안았다

 

나는 손으로 흙을 붙혀 넣으면서도 끊임없이 창밖을 두리번 거렸다.

 

혹시라도 석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해서였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창피하니까. 석윤이를 멀리에서 보기만 하는거다.

 

보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으니까.

 

보지 않고서는 심장이 멈추어 버릴 것 같으니까……….

 

들키지 않도록 꼭꼭 숨어서 보기만 해.

 

 

어느 순간.

 

누군가 락카 문을 여는 소리가 났고 거의 동시에 [ 어멋! 이게 뭐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지였다.

 

나는 그 문제의 소리가 들리는 곳 즈음이 바로 내 락카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급히 기억해내며 흙손으로 달려갔다.

 

[ 뭐야! ]

 

나는 신경질 적으로 소리질렀다.

 

은지는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은지의 발밑에는 담배갑들이 우루루 떨어져 있었고.

 

휴대용 나폴레옹 꼬냑이 떨어져 깨져 있었다

 

놀랄만도 하지……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의 병적이라면 병적일수 있는 가정속에서 얻지 못하는 평화를 ,

 

안락함을 담배와 술로부터 보상 받으려는 내 어리석은 심리를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거 유나희 네 락커야? ]

 

[ 그런데.? ]

 

[ 이게 도대체 다 뭐야?. 너 담배 장사하니?. 아님 술장사?. 너 미쳤니? ]

 

[ 크허허허 크크크.너 미쳤냐구?. 너 너무 귀엽다. ……남이사! ]

 

[ 아. 남 이사. 네 18번 ]

 

[ 상관말고 가셔. 왜 남의 락카 문은 열고 난리야. ]

 

[ 난 너 같은 애가 대학생이라 자처하며 껄떡이고 다니는 꼴이 너무 싫어

 

그래서 대학이라는 곳 자체가 싫다구 ]

 

 

니가 내 상처를 알아?. 아니…….넌 죽었다 깨어나도 나를 이해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제발 나를 네 잣대로 단정짓지마. ! ……..

 

난 알고 있었다., 우리 과 여자애들이 얼마나 나를 별종 취급하듯

 

한다는 것을…….

 

그래도…………….남자 애들은 달랐다. 민준이만 빼면 그런데로 내 편이

 

꽤 있었다.

 

그때 작업실의 문이 열리고 교수님의 들어왔다.

 

현철이 재빨리 락커안으로 들어와 떨어져 있는 담배와 술병위를 신문지로

 

덮어버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 유나희 어디있어? ]

 

[ 네. ]

 

[ 바다 미술제 출품작 찍은 슬라이드 지금 있어? ]

 

[ 네그런데……]

 

[ 네 작품이 미술지에 실리기로 되었다. 그래서 오늘 30분 뒤에 슬라이드

 

감상한다. 아. 슬라이드기 이 방에 있나?. ]

 

[ 아뇨. 2학년 방에 있는데요 ]

 

계현이 대답했다.

 

[ 유나희 2학년 방에 가서 슬라이드 기계 좀 가져와 ]

 

 

 

나는 교수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입술을 깨물었다.

 

내 작품이 미술지에 실리든 말든 그건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축하해줄 사람도 없는데……..

 

그것보다는 석윤의 생각이 먼저 났다

 

보이지 말아야 하는데………….내 모습을 석윤이에게 보이지 말아야

 

하는……………철저히 숨을 수는 없을까?……….그러나 그런 내 마음과는 달리

 

또 다른 내가 소리쳤다

 

 

그래 잘됐다 . 하루라도 잠시라도 석윤이 얼굴 보지 못하면 숨이 막힐 것

 

같았는데 ..볼수 있겠다.

 

나는 계속 입술만 잘근 잘근 깨물어 대며 2학년 방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윤은 나무 조각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느라 열중해 있었다.

 

[ 석윤아! ]

 

나는 석윤의 뒤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며 짐짓 밝은 얼굴로 석윤이를 불렀다

 

[ 아! 유선배 ]

 

석윤이 돌아 보며 그 살인적인 미소를 날렷다.  순간, 나는 눈을 찔끔 감았다.

 

[보지마! ] 나는 나를 향해 그렇게 소리쳤다 

 

[ 왜 그래 나무 조각 튀엇어?. ]

 

[ 아니. 내 눈에 바이러스가 들어갔다 ]

 

[ 뭐?. 눈에 바이러스가 들어가?. 선배는 늘 외계인 같은 소리만 해 ]

 

[ 이 살인적인 미소 바이러스는 딜리트 ( deleat) 하기가 너무 어렵거든 ………]

 

나는 방긋 웃었다.

 

석윤은 싱겁다는 듯 얼굴을 돌려 다시 만들던 것에 열중했다

 

 

[ 뭐해.? ]

 

[ 피라미드 만들어 ]

 

[ 응 ? 피라미드?. ]

 

[ 그래 이속에는 일생에 단 한번 열리는 시간의 문을 만들어 놓았어 ] 

 

[ 시간의 문? ]

 

[ 이 피라미드를 부수면 시간의 문을 볼수 있어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야

 

다시 조립할수 없을 테니까 ]

 

[ 엄청 멜랑꼴리 하네 ~ 목조 숙제니?]

 

[ 아니. 누구한테 선물로 줄거야. . ]

 

[ 아 부럽당 ~ 그 누구가 누굴까 되게 부럽넹~ 아.알았다! 정순이지?. 헤헤헤 ]

 

[ 귀신이네 . ]

 

귀신?. 이 나뿐놈………

 

 

 

[ 유선배 그렇게 헤헤 거리지마 나 유선배 정체 다 알아버렸으니까.

 

 아직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그날 밤에 유선배 아버님이 찾아 오셨더라구.

 

 그래서 유선배 내가 찾아나선거고]

 

[ 아!  ]

 

[ 아? ]

 

석윤은 나의 호들갑에 피식 웃으며 말을 돌렸다

 

 

[ 팔은 어때?. 살만해?. ]

 

[ 왜 병원비 내라구?. 치료비가 얼마야? ]

 

나는 장난스럽게 물었다.

 

[ 그렇다고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질건 또 뭐야?! ]

 

석윤은 여전히 나를 쳐다보지 않은 채 조각도로 나무를 파내며 말했다

 

그때였다. 석윤과 내 앞에 나타난 정순.

 

[ 유선배 여긴 유선배 작업실 아닌데요. 2학년 방에서 뭐하시는 거죠?.

 

 지금 수업 시간 아닌가요? ]

 

[ 그래. 슬라이드 기계 빌리러 왔지……… ]

 

[ 슬라이드 기계 저기 선반 위에 있으니까 가지고 가세요 ]

 

[ 알았어 , 후배 무서워 어디 살겟냐?. ]

 

 

나는 실실 웃으며 슬라이드 기계를 안고 2학년 작업실을 나왔다.

 

내 뒤로 그녀가 들으라는 듯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흥 !선배면 다 선밴가?! 선배 같쟎은게……… ]

 

나는 두눈이 번쩍 뜨였지만………….정순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 방을 나오는데.

 

[ 아! 유선배 ! ]

 

석윤이 나를 부르며 달려왔다

 

[..? ]

 

[ 유선배.,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오늘은 꼭 집에 들어가. 다음날도

 

이 모양이면 내가 강제로 집에 끌어다 놓을거야!  나 좀 편하게 해줘 ]

 

 

석윤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보며 또박 또박 말했다

 

나는 내 눈을 들여다 보는 석윤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듯 한순간 혼미했다.

 

나 좀 편하게 해줘?!

 

도대체 뭐라는 거야 내가 언제 자길 불편하게 했나?.

 

말로 정의를 내릴수 없지만 석윤의 그말은 다시금 내 심장에 들어와 새겨졌다.

 

수업 시간 내내 [ 나 좀 편하게 해줘 ]라는 석윤의 말이 머리 속에.

 

내 혈관 속에 빙빙 맴돌았다.

 

 

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나는 억지로 집으로 갔다, 어떤식으로든 그 날 밤

 

나를 불덩이 같은 열로부터 구해준

 

석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작은 것이라도 , 석윤의 부탁데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면 나는 하고 싶었다

 

 

 

한참을 집 앞에서 맴을 돌았다.

 

내 주머니 속에는 성수에게 빌린 돈이 제법 남아있다.

 

이 돈이면 몇 일은 더 버틸 수 있는데…………….   

 

나는 터벅 터벅 걸어 집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앉았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내 집을 보았다.

 

손가락으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내 집을 다시 보았다.

 

저 속에……………저 속에 악연의 구성원들이 모여 산다는 말이지?.

 

서로 잡아 먹지 못해 으르릉 거리며?..거.빌어먹을………

 

 

집을 나와 춥고 두렵고 비참했지만 으르릉 거리며 서로를 할퀴어 대는 싸움의

 

가운데에 있지 않을 수 있어서 맘만큼은 편했었다.

 

밤 하늘 , 밤 공기를 내 맘껏 소유할 수 있어서 자유로웠다.

 

 

그러나. 내가 그리워하는 내가 소유했어야만 했을 집, 따듯한 음식과 ,

 

따듯한 대화가 오고 가는 그런 집이 내겐 더욱 절실했다.

 

아직도 집에 대한 가족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걸까?.

 

 

 

 

나는 대문 한편에 매달려 있는 벨을 쳐다본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눌러?.

 

누르지 마?.

 

그때였다 ,

 

띠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성수겠지……밧데리를 뺴내려는 내 눈에 언듯  보이는

 

문자 메시지

 

[ 유선배. ]

 

석윤이다.!!

 

 

 

나는 황급히 핸드폰을 받았다

 

내 목소리는 여름 밤  반딧불을 보고 들떠있는 아이처럼 들떠있었다.

 

[ 유선배 여깄다 ]

 

[ 집에 들어갔어?. 집이야?.]

 

[ 응. 지금 들어가고 있어 ]

 

거짓말이지.

 

[ 유선배. 나중에 9시쯤에 학교 앞에서 봐. 유선배한테 줄께있어. 꼭 나와 ]

 

[ 우와 줄거?. 나도 선물 받아 보는거야?. 니 애인 주고 남은거지?. ]

 

[유 선밴 애인한테 선물도 안 받아 봤나?. 내가 주는 선물은  이 세상에서 딱

 

하나 뿐인거야. 아무리 억대 부자라도 살수 없는 것. 나중에 봐]

 

전화가 끊겼다.

녀석, ……………………………….나는 어쩔수 없었다 입이 귀에까지 벌어지는 것을! 헤헤헤.

 

 

 

 

[ 할머니. ]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할머니는 별로 반가운 기색 없이 올려다 봤다.

 

마루를 닦던 손을 잠시 멈추었던 할머니는 다시 시선을 떨구며 말없이 걸레질을

 

다시 시작했다.

 

얼굴이 굳어지며 한숨을 내쉬고 돌아서는 내 뒤로 할머니의 푸념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 다……나 때문이야. 니 아버지 저렇게 미친 짐승 처럼 날뛰는 거 내가 이집에

 

있어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원망 할려면 나한테 해………니 애미 속 그만 속히고..]

 

[ 엄만?. ]

 

[ 일하러 갔다 ]

 

[ 그거 말구 엄마는 어떠냐구?. ]

 

[ 그래도 에미 걱정이 되긴 하나 보구나 ]

 

[ 어제 하루 종일 너 때문에 운다고 퉁퉁 부어서 일 나갔다 ]

 

[ ……………아버진 ]

 

[…………………….]

 

할머니는 대답 대신 걸레를 탈탈 털며 일어서 부엌으로 나갔다,

 

 

 

 

나는 할머니를 뒤로 하며 부엌 에 붙어 있는 다락방으로 향했다.

 

……..??  다락방 문이 열리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야?. 문이 왜 안열려?.

 

[ 할머니. 다락방 어떻게 된거야?. ]

 

[ 니 아버지 다락방 다 떄려 부수고 문 잠겄다 ]

 

[ 열쇠는 ?. 열쇠 있을 거아냐?. ]

 

[ 열쇠 니 아버지가 들고 갔다 ]

 

[……………..!!! ]

 

나는 그대로 부엌 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20대를 그래도 지탱 시켜 주었던 단 한 조각의 공간. 다락방.

 

아버지의 폭언과 폭력이 혈연의 감옥 속에서 난무 할 때라도

 

그 공간 덕분에 나는 내 분노를 잠시나마 숨길수도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눈물을 털어 놓기도 했다.

 

 

 

그 공간 덕분에 나는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내 상상을 펼쳤으며 ,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내 비밀 일기를 쓸수 있었다.

 

이제. 나는 24평의 공간 속 어디에도 편하게 두 다리를 뻗고

 

심장을 정상적으로 뛰게 할 곳이 없었다.

 

그말은. 나에겐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아니. 이대로는 살 수 없으니까.

 

나는 서랍장을 뒤져 망치를 찾아 냈다.

 

 

 

 

_________많은 님들 리플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