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있는 파스슨 대학은 2년제 사립전문 학교였다.
유명세를 치루는 만큼 학과 공부가 꽤 어렵고 들어가기도 수월찼다.
호주의 기술대학을 졸업했다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인지 간단한 자기소개서와 포토폴리오 심사를 거치면 되었다.
반면에 우현이 가고자 하는 곳은 하버드내에 있는 로스쿨 이였다.
대학원 과정이고 3년이였다.
보스턴에 위치해 있어 애초 계획되로 함께 살게는 힘들게 되었다.
우현인 내게 보스턴에 위치한 코넬 대학도 괜찮을거라고 첨엔 권하더니 나중엔 내가 강경하게 나가자 협박 비슷한 회유책도 써 봤지만.....이미 뉴욕으로 뜻을 정한 내 결심을 바꾸진 못했다.
학교도 맘에 들었지만 교수진과 빡빡하지만 거의 실습위주로 이루어 지는 교과 과정이 맘에 들었다.
2년 과정이니까 길지 않을거라고 그때까지만 서로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토익 점수가 생각보다 못나와 우현이 고전을 하고 있었다.
한국내에 하버드 로 수쿨로 바로 진학할수 있는 대행업체가 있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너무나 턱없는 대행비를 요구해 우현인 같은 학부 선배와 둘이 독학식으로 공불 하고 있었다.
결국 내가 먼저 미국으로 건너오게 됐다.
뉴욕의 거리는 정말 ......눈 앞의 모든것을 탁 트이게 했다.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서 인지.....호주와 또 다른 멋이 있었다.
우현이 들어오면서 잠시 들른다더니........입학 시기가 앞당겨 져서 바로 보스턴으로 가서 우린 꽤 여러날을 만나지 못했다.
유학이라는게......생각보다 너무 힘이 들었다.
나같은 경운 짧은 단기 교육이여서 인지 학사 일정이 너무 빽빽했다.
허튼수는 절대 용납이 안되는 나날이였다.
길렀던 머리도 손질이 귀찮아 싹둑 자르고 늘여기저기 다니며 현장 스케치를 해서 완전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작업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내겐 벅찼다.
현지인인 친구들을 따라 다녀야 하는게 내심 불만이지만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가 어디에 뭐가 붙어있는지 알수가 있어야지.......오기도 몇번 부리며 혼자 길을 나섰다가 하루를 꼬박다 허비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맨 처음 한국에 있을때는 방학기관 이나 좀 긴 시간이 나면 자주 얼굴보자고 했는데 나도 그렇고 우현이도 생각보다 빡빡한 학과일정에 바빠 우린 거의 일년이 넘게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중간에 함께 공불 시작했던 애들이 과반수가 넘게 중도 포기 하고 그냥 입국하는 사례가 많았다.
끈기 없는 동양애들이라는 인식이 현지인들에게 깔려 있었다.
일본에서 온 아이들은 우리와 달리 자국에서도 많은 걸 보고 공불해서 인지 진도가 빨랐다.
단지 우리보다 영어가 좀 안되는게 그애들 에겐 아타까움으로 남을 뿐이지만.....
거의 패션공불 하러 오는 아이들이 많았는데.......파스슨 이라는 이름을 간판 정도로 생각하고 왔던 애들은 된서리에 맞아 졸업은 커녕 입학도 못해보고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주변의 사설학원에서 공불 하고 수료증을 받아 자국에 가서는 파스슨에서 공불 했다고 떠버리는 부류가 많았다.
거의 우리나라 애들이 많았다.
재벌이라는 이름을 안고 오는 애들........화가 났다.
안그런 애들도 많았지만.........대부분이 그러했다.
오자마자 현지인과 동거부터 하는 애들도 많았다.
영어을 빨리 배우기 위함이라는 허울좋은 변명....
사실 많이 외롭고 힘이드는건 사실이다.
난 거의 매일 우현이와 메일을 주고 받았다.
전화도 거의 시간대가 맞지 않아 하지 못하고 메일도 거의 답장이나 보내는 수준이였다.
국제법을 배우는 우현인 먼저 간 재명이와 재형이가 있어 덜 외롭지만 공부하는데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 좀 고전하고 있다는 재형이 메일이 있었다.
2년 과정을 마치고 내가 먼저 서울로 들어왔다.
우현인 바르게 졸업하면 3년학기고 뒤쳐지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일이라 아직 미국에 있었다.
서울에 와서 아버지 소개로 한 인테리어 회사에 인턴 사원으로 취직을했다.
회사에선 아버지 이름과 내 유학경력이 있어 바로 사원으로 자릴 내준다고 했지만 밑에서 부터 제대로 그 회사에 대해서 알고 싶기에 6개월 계약직부터 하기로 했다.
하다보니까 벽에 부딪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첨 몇달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일이라 단순작업만 했는데......그때도 느꼈던 부분이였지만......모든 부품을 수입품에 의존하고......참고 자료로 다른나라 자료였다.
실험성이 느껴지면 회사가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신진세력들의 의견은 사장되었다.
젊은 패기 하나로만 덤비지 말라는 상부의 말에 기막혀 하는 나날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독일 에서 공불 하고 왔다는 선배 한분이 독립을 해서 나가자고 했다.
사표쓰고 따로 나가서 독립을 해 보자고 했다.
독립의 우선 목표는 자금이였는데......난 내가 누구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분명 집에선 내가 회사를 차린다고 하면 어쩜 순순히 자금을 되 줄것이다.
일전에 내가 힘들어 하는 걸 보던 진수오빠가 넌지시 내게 회사를 아예 차려보라고 말을 한적이 있었다.
작은 아버지가 요번에 건설쪽으로 새롭게 회사를 넓혀 간다며 인테리어 쪽은 나보고 한번 맡아 보라고 했다.
실전 경험이 없으니 일단 여기서 알아주는 전문인을 스카웃 해서 데려오면 같이 해보라고 했다.
사실 그말에 솔깃하긴 했지만.......작은집과 엉키게 되는건 아직도 자신이 없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직도 문중에선 나라는 존재를 받아 들여주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진수오빠 말에 선듯 응 할수는 없었다.
명절이나 집안 모임에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 난데......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우릴 넘어 갔다.
우현이 국제 변호사 자격을 따서 한국으로 왔다.
그사이 난 벤쳐 열풍이 부는 바람에 함께 뉴욕에서 공부했던 선배들과 뜻을 모아 직원 10명의 인테리어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경리사원 만 빼고 9명 모두가 조금씩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였는데......첨엔 요즘 불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을 전담 맡아 했고 요즘엔 서로의 인맥과 우리회사의 인지도[?]에 의해서 많은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늘 바쁜 나날이였다.
벌써 나와 우현이 나이가 20대후반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펌을 만든다던 우현인 재명이가 아직 졸업을 못하고 있어 재형이와 둘이 선배의 로펌에 들어가서 실무를 닦고 있었다.
저녁에 잠깐 만난 우현이 내게 물었다.
늘 바쁜 내 시간에 우현이 맞춰서 나온거였다.
주변에서 늘 결혼 얘기들을 하고 있는 나날이였다.
"어때......우리도 이젠 서서히 어른들께 말씀 드려야 하지 않을까...?"
꺼내기 어려운 얘길 우현이 꺼냈다.
우현이 집에선 우현이 여잘 사귀고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상대가 나인줄은 모르고 있었다.
우현이 대놓고 직접 얘기 한적은 없었으니까......
"누나와 형은 너에 대해서 알아......일전에 우리형하고는 한번 만났다며...?"
"응.....한주 실업 일 할때.....형님은 너랑은 많이 다르더라....."".....맘이 여려서 그래.....너도 아직 어른들께 나에 대해서 자세한 얘긴 안드렸지.....?""......어머님만......짐작하시는 정도지 뭐......형제들은 알고 있고...."
"....나랑 비슷한 상황이네......나랑 결혼할꺼지.....?"갑자기 무슨.......
"나 말고 달리 너랑 결혼한다는 여자 있어...?"되물었다.
내 물음에 우현인 피식거렸다.
"난 오늘 집에 들어갈거야.......가서 말씀 드릴거야......요즘 이모가 자꾸 뚜쟁이 아줌마를 붙이려고 하고 있거든...."
"어머님은.......나에 대해서 뭐라 말할건데......아직 민정이와 형님.....아무것도 진전된게 없잖아......."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고.......넌 언제쯤 말씀 드릴거야......양가 상견례 해야 하잖아......""......나도....말씀 드릴거야.......내 쪽엔 별 문제 없을거같은데........."
괜히 말 에 힘이 빠졌다.
그럴것 같다.
내 쪽엔 내 상대가 우현인걸 아버님이 알게 되면 별다른 반대는 없을것 같았다.
우현인 들리는 소문으로 봐서도 괜찮은 신랑감이였다.
전에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진수오빠가 넌지시 아버지에게 우현이에 대해 언급를 한적이 있었는데......아버진 누군지 첨엔 몰라라 하시다가 세일 그룹 둘째 아들이라고 하시자 고갤 끄떡이셨다.
어려운 공부도 척척 해대고......드물게 군대까지 갔다온 녀석 하면서 대견해 하셨다.
그때 진수오빠가 내 이름을 입에 올릴까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별탈 없이 넘어가긴 했지만....
"빠른 시일이내에 생각을 정리해서 마무리 하자......서로 너무 바빠서 만나기도 힘들고....우린 사실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잖아......더 이상 힘빼지 말고 ......같이 있을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지...."
돌려서 말하는 우현일 보며 난 인상을 써보였다.
매번 볼때마다 밖이 아닌 자신의 원룸으로 불러들이는 우현이였다.
거의 떼 쓰다 시피 하는 우현이지만.......출장과 야근이 잦은 내 일 탓에 더 안달하는 우현이니까.....결혼을 앞 당기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은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