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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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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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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장미정 2000-05-31

애란은 수술을 하라는 진석의 아버지 말에 눈물을 흘리며
현관을 나와야 했고, 그의 어머니는 뒤를 따르며 애란을
위로 하느라...
"애란아....잠시만...
너..애기 지우면 안된다.
그건 살인이야. 그러니, 나랑 의논 좀 하자꾸나"

어머니는 진석이에게 집으로 들어가라는 시늉을 하며
애란을 마당 벤츠에다 앉힌다.
그리고는 손을 살며시 잡으며....

"난 널 이해해..네가 무슨 죄가 있니..
남자들 뭘 대단한 걸 달고 나왔다고
저렇게 난리들인데...
우린 신중하게 생각해야해.
차라리..애기를 낳아라.
낳고 생각하자.
입양을 시키든지, 아님 애를 못낳는 집에다
업동이로 주든지....
난 솔직히 모르면 모를까 안 이상
애를 죽일 순 없다. 하나님께 벌 받을 일이야..."

애란은 어머니 말에 훌쩍이며 듣기만 해야 했다.
"내가 미혼모 요양소 아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쉬다가 애기를 낳자 꾸나.
너...공부도 잘 한다면서?
그러니...나중에 검정고시 보면 되잖니..
난 솔직히 진석이 아빠 말에 동의 할 수 없어.
늘 직선적이고 체면 앞세우는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모른단다.
진석의 형도 연애하면서 지금의 아내를 맞이 했지만
두번의 유산 끝에
이젠 애를 낳을지 확실치 않단다.
그래서...난 ....어쩜....
너희들 한 짓 따끔하게 야단 칠 문제지만,
원래 이 집안의 손이 귀해....
그러니.....제발..부탁이니..지우지 마라..."

그의 어머니는 그렇게 애란에게 설득하고 있었다.
애란은 생각 해보겠노라는 대답을 남기고
나와야 했다.



두통이 몰려왔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차디찬 날씨 탓인지 약간의 떨림과 현기증을
느껴야만 했다.

어쩜...저렇게 다들 이기적일 수가 있을까...
정작 애란을 위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진석이 마저도....

정작 위로를 받고 싶은 건 아니였지만,
아름다운 사람은 눈을 감아도 어둠이 아닌
빛을 본다고 했는데....
애란이가 만나본 그들은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앗아가는 악마로만 보였다.
너무나 이기적인....


그렇게 일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시간이 지나도록 난 애란의 소식을 알수가 없었다.
학교도 무작정 그만 둔 관계로 퇴학 처리가 되었고,
난 졸업을 해, 작은 회사에 취직을 한 상태였다.

진석에게 물어봐도 집을 나온 후 그렇게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엄마에게 만은 가끔 연락을 하는것을
알수 잇었다.
애기를 낳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딸이란다....은비라는....

그러던중...어느날,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그녀였다.
"여보세요..."
"나야...애란이.."
"어머..그래. 잘 지냈어?"
"응...미안해! 연락 못해서.."
"기집애~~ 알면 됐어. 생활은 괜찮니?"
"응...이젠 괜찮아.."
"진석이가 널 보고 싶어 하더라
자기가 너에게 너무 무관심 했다고 자책하고 있어..
한번 만나보지 않을래?"
"........"

진석이의 말에 그는 말문을 닫아 버렸다.
괜한 말을 했구나 싶었다.

"참...딸낳았다구?
어머님 한테 들었어...은비라며?"
"응...이름 이쁘지?
생긴건 더 귀엽고 예뻐!"

그녀는 어느새 은비 말에 목소리에 생기가 돌았다.
그리고는 난 애란이와 조만간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난 진석에게 연락을 했고
그녀를 만나는데 동반키로 했다.
어쨌든 당사자들이 만나 해결할 문제였기에....

봄 햇살 따사로운 햇살 사이로
난 그녀를 공원 벤츠에서 볼 수 있었다.

은비를 실은 유모차를 옆에 두고
방긋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난
그녀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 수 있었다.

진석이와 내가 오는 느낌을 알았는지
고개를 돌려 우리를 향했다.
하지만...
진석을 보고는 은비를 유모차에서 빼내며
꼭 껴안고 만다.
불안감 때문일까?
난 괜히 미안해졌다.

"애란아...."
"넌..왜 혼자 오지 않고...."

여전히 차분하고 곧은 그녀였다.
그런데...왜 이런 그녀에게 이런일이...

"뭐든...부딪혀야 해,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애기 장래를 생각해봐.."

진석은 애란의 옆에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애...란아...이름이 은비라며..
한....번..안아..봐도 돼니?"
"그래..안아보게 해줘..
그래두 아빠잖아..."

그녀는 순순히 아기를 진석에게 안겨 주었다.
너무나 맑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은비였다.
진석은 은비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은비의 볼에다 자신의 볼을 갖다 대었다.
어느새, 진석의 눈망울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근데...
은비가 낯선지 그만 울음을 터트려 버린다.
애란은 은비를 받아 앉아 토닥 거려준다.

"애란아.....
내가 은비 데리고, 산책 할테니
둘이 얘기 좀 나눠...알았지?"

난 은비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공원 호수가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잠시...적막이 흐른다.
진석은 머뭇 거리다가 애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잘 지냈니?"
"본 그대로야.."
"일년만에 만나 고작 물어 볼 말이 이거 밖에 없다니...
미안하다.그리고, 잘 지낸것 같아 다행이다."
"그만해...됐어.
이젠 그런 말 들을 의미도 나에겐 없어.
그리고...이제와서 은비를 어떻게 하겠다든지 그럼
내가 가만 안 있어.
은비는 내가 키워!"

"알았어.그러니...흥분하지마..
대신...엄마가 은비를 보고 싶어해.
난...네가 애기를 낳았다는 말을 얼마 전에 들었어.
애란이나..나나 여태 모르다가
알게 된지 얼마 안돼...
그동안 어디서 지냈기에...그렇게 소식을 끊었니..
그리고.....
어떻든..넌 나의 아기를 낳았어.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 할 문제구..
난...엄마한테 너와 결혼 하겠다고 했어"

"너....참 뻔뻔 스럽다!
그렇게 절실했니?
웃기지 않니?
절실 했다면 왜 진작 그땐
날 잡지 않고, 내버려 뒀니?
됐다구....난 은비만 있음돼"

"엄마가...은비를 보고 싶어해.
인사 드리려 가자..."
"난..너희집과 연관짓기 싫어!
그러니...그냥 돌아가!"

애란은 은비를 향해 뛰어 가버렸다.
"왜...벌써 얘기가 끝난거야?"
"이제와 무슨 할 말이 있겠어.
됐다고 그래...
미현아..너 생각은 고마운데
다음부터는 이러지 마라 좋음 좋겠어"

그리고는 휭하니 스쳐 가버린다.
"야아!! 애란아 잠깐만..."
"너도 저 사람들이랑 다를게 없어.
네가 뭘 아니?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고,
어떻게 은비 낳고 키운지 아냐구?!!"
"알아...무슨 말인지...
하지만, 아기는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야 하잖아.
너도 외롭고, 가엾게 자랐는데...
은비마저 그렇게 키우고 싶니?
그건 아니잖아..."

나의 말에 애란은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유모차에서 은비를 빼내며..꼭 껴안는다.

"은비를 낳지 마라 했어.
죽여라는 뜻과 같은데...
은비 눈을 봐..이런 맑은 아이가 뭘 안다고
이 세상 빛도 보기전에 죽어야 했었니..
난....정말 싫어...흐흐흐..."

그녀는 그렇게 한없이 울었다.
그래...
실컷 울어라..
이제와 눈물 마저 감추고 살아라면
그건 너에게 너무나 큰 고문 이겠지.
지난 일년간 고된 세월..
이 따사로운 봄 바람에 휘날려 버려라..
사람은 누구나 험난한 벽에 부딪히며
사는 법인데...
하지만, 어떻게 지혜롭게 하느냐에 따라
삶이 좀더 자유롭게 되는지도 모를일 아니겠니?

힘을 내자.
그리고...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어서자.
난...그렇게 그녀를 향해 응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