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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일기(남해 예비사돈)


BY 가을단풍 2022-12-14

감정일기(예비 사돈)
 
                                                                                          2022년 12월 14일 눈이 내림
제목남해 예비 사돈댁
감정행복과 감사.성숙 된 나의 감정
 남해에 있는 똘똘이 예비 시댁을 다녀왔다.
동쪽 보리암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사돈댁 거실에서 볼수 있었다.
보리암은 모든 불자의 로망이다그런데 그곳에 사돈댁이 세컨하우스를 지어  자택에 아들(예비사위)만 남겨 놓고 이사를 가신 것이었다.
 사돈내 딸 아이의 시부모그리고 내 딸 남편의 부모이다.
정말 소중한 인연이다.  앞으로 두 집안이 편안하게 친분을 맺고 살았으면 좋겠다. 돈보다 더 중요하고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 감정이다.
 남해에서의 첫날은점심을 간단히 먹은 후 보리암을 다녀왔다.
짧은 시간 법당에 들어가 간단히 삼배만을 맞쳤다이미 세벽에 금강경을 독송하고 왔던 터였기 때문이며나만의 종교적 시간을 많이 낼수 없었기 때문이다.보리암은 참으로 아름다웠다내가 다녀본 절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다바라를 배경으로 한 기암절벽이 멋진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보리암 정상에 올라 사부인이 준비해오신 차 한잔을 마셨다너무 좋아서 무슨차를 마셨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바깥사돈은 성품은 우리 친정집 오라버니를 모셔다 놓은 버전이다섬세하고 조용하고학자풍이라면사부인께서는 바람에도 스크레치가 날것만 같은 여리디 여린 여자이다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상중(친정아버지)이라 그렇게 안쓰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산을 오를 때는 나보다 훨씬 더 씩씩하고 단단해 보였다.
 도대체 사부인은 무얼 드시고 사실까?
어쩌면 그렇게 여리여리하고 고울수가 있는가?
 너무나 육덕진 내 자신에 살짝 자괴감이 느껴졌다
 우리 남편은 예비사위 고모부 되는 분과 밑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지나치고 친밀하게 술을 마셨다마음이 불편하고 딸아이에게 민망했지만 잘 참았다.
예전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나는 남편의 술과 노래그리고 사람들과의 지나친 밀착으로 화를 내고 힘들어 했다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애들 아빠의 지나친 술버릇 때문에 결혼이 깨질 것 같으면 빨리 깨지는게 낳다는 생각과또 중요한 것은 남편이 세상에 살면서 가족들을 벌어먹이는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기쁘지는 않지만 잘 지켜볼수 있었다.
 나의 감정이 많이 성숙되어 감을 느끼게 되었다.
 똘똘이는 잘 살 것이다.
지금은 시댁에 이모저모 경계를 긋지만 결혼을하고 나면, 따뜻하고 정 많은 시부모를 배척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바람에도 스크레치가 날만한 시어머니 감성만 잘 헤아리면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세상이 잘못되어졌다젊은 청소년들에게 너무 시월드를 가르쳐서 손상도 받기전에 시댁에 경계를 긋곤한다. 우리 똘똘이는 서서히 시댁에 적응하겠지.
 예비사위 생일이 12월 12일 우리가 남해에 갔던 하루 전이었는데 생일을 챙겨줄까 말까 하다가 사돈댁에서 부담을 느낄 것 같아 참았다조금 서운했다
.
내년에 챙겨주면 돼리라.
 이튼날독일마을에서 점심으로 헴버거를 먹었다.
내 환갑때도 못 먹은 양식이다맛 있었고 분위기도 좋았다.
ㅋㅋ.....그런데 우리 남편이 하루에 두끼씩이나 양식을 먹은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다이는 참나무가 뽕-하고 방귀를 뀔만큼이나 드문일이다.
우리 남편은 예비 사위가 운전해주는 차를 탈수 있어서 하루에 두 번 아니라 세 번의 돈까스 식사도 다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여행을 하는 동안 사돈댁 귀한 아들을 우리가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 딸을 사돈댁 차로 보냈다.자식을 서로 바꿔서 드라이브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을 위해 걸찍하게 김치넣고 북어넣고 청양 고추까지 때려 넣어 술국을 끓여 주었더니 두 사발을 들이키며 배를 두두렸다아주 만족 스러운 표정이다.그 리고는 하는말, “유랑이랑 똘똘이는 꼭 비둘기 새끼 같터 이~.”하고 말했다남해를 다녀온 후 우리 둘도 비들기처럼 몸을 기대고 이틀을 기절할 만큼 흠씬 잤다.
 어젯밤 살짝 눈이 내린 들판을 바라보며남해의 사돈을 생각한다.
지금쯤 남해에도 눈이 내렸을까?
오늘 아침에도 사돈께서는 사부인을 위하여 손수 아침 식사를 준비 하셨겠지.
사부인은 오늘도 내가 사드린 만원 짜리 브롯치를 달고 계실까?
 여러 가지 궁금해서 문자를 할까 말까 하다가 손가락을 감추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계속해서 오랫동안 잘 지내야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
공주에 올라오기 직전에 사부인이 사주신 독일 맥주 두병을 우리 동내 철물점 사장님 내외와 나누어 마시고 네병은 남편 형제들과 마시려고 숨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