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9일-새해 그 결심, 이루고 있나요
‘봄은 날씨가 화창해 마음을 크고 넓게 하지만
가을의 맑고 상쾌함이 사람의 심신을 맑게 하는 것만 못하다.’
(채근담)
가을에는 온도가 점점 낮아진다.
지표가 따뜻해지며 대류작용이 활발한
봄과 달리 대기가 안정적이다.
바람이 강하지 않기에
먼지는 상공에 머물지 않는다.
여름 내내 내린 비는 최고의 청소부!
가을 하늘이 맑고 푸른 이유다.
이렇게 보폭 넓은 거인이 다가오는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한 해의 끝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오후의 나른한 햇살, 기분 좋은 바람,
높고 푸르기만 한 가을 하늘을 보다가도
올해가 고작 두 달 남짓 남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의욕에 차 세웠던 새해 결심과 다짐들이
어디쯤 와 있을까.
‘우울증 특효’ 가을볕바라기를 하며
하나둘씩 되짚어 보면서
잎 끝부터 조금씩 물들고 있는
높이 솟은 가로수 길을 걷는다.
깊어가는 가을밤에는
머리에 떠도는 생각은 만리를 달린다.
러시아 국민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도
그런 가을을 시로 옮겼다.
그의 시 ‘가을’은
짧은 계절의 희열을 노래했다.
‘봄은 끓는 피를 방황하게 하고, 여름은 먼지와 모기 때문에 싫다.’
‘백발의 겨울은 멀리서 가을을 위협한다.’
그의 가을은 우수와 사색의 계절.
‘이별의 아름다움이 매혹하고
바닷소리 신선한 호흡’이 들린다고 했다.
새해 그 결심, 이루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