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어버이날>이라니 나도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막내인 나는 아직 '어머니'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해마다 아이들이 모여들어서 <어버이날>에도 내 엄마 생각을 잊었었나 봅니다.
올해에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아이들이 모이지 못한다고 전갈이 왔습니다.
아랫층 큰아들네 세 식구는 8년만의 행사로 처갓댁엘 갔습니다.
미국에 사는 큰딸은 아마 내일은 영상통화나 하게 되겠지요.
일본에 채류 중인 작은 아들도 해마다 그랫듯 화원에 전화로 꽃을 주문해 보내겠지요.
막내 딸 내외가 대표로(?)내일 점심을 같이 먹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모이지를 못하니 나도 엄마를 생각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나는 참 골고루도 못된 딸임을 자인합니다. 시인합니다.
나는 <어버이날>에도 내 백년손님의 대접이 먼저였고
바빠서 늘 집밥이 그리울 아들 딸들 챙기기에 바빴으니까요.
내일 모레 팔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이제야 철이 든 듯하니
'철 나자 망령이 든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제 곧 망령이 들기 전에 사방을 잘 챙기고 정신 차려서
제발 망령은 나지 말았으면 참 좋겠다고 늦은 이 밤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