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4일-공 대신 하늘 높이 나는 고무신 한짝
내일은 여름의 문턱 입하(立夏).
절 마당에서 공 차는 아기스님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성글성글 맺힌 땀방울.
앙증맞은 쑥색 법복.
공 대신 하늘 높이 나는 하얀 고무신 한 짝.
입에 꼬리 물고 맴맴 도는 강아지.
배냇짓 빙긋빙긋 나비잠 아가.
윤기 자르르 초록 이파리.
논둑길 하얀 꽃 주렁주렁 이팝나무.
수런대는 청 보리밭.
먼 산에 뻐꾸기 뻐꾹! 뻐어꾹!
그나저나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
먹은 만큼 찌고 운동한 만큼 빠진다.
안 쓰던 근육을 쓰면 다음 날 어김없이 통증이 온다.
지난 주말 산에 갔더니 너무나 정직하게 아프다.
거기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근육들이
‘나도 살아 있다’며 몸부림을 치는 것 같다.
계단이 두려울 정도.
5월엔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 봐야겠다.
상쾌한 바람이 결심을 북돋아 준다.
나도 이젠 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