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1일-신이 공평하게 나눠준 선물
춘분(春分). 태양이 적도 위를 수직으로 비추는 날.
조상들은 음(陰)과 양(陽)이 꼭 반반이 돼
낮과 밤의 길이, 춥고 더운 정도가 같다고 여겼다.
실제로는 낮이 좀 더 길다.
일출·일몰 기준이 태양의 중심이 아니라 정점이기 때문이다.
올해 춘분엔 추위가 더위를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대부분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
따뜻한 봄볕에 익숙해진 터라 꽃샘추위가 더 매섭게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이 불공평하다고만 투덜댈 뿐
정작 공평하게 주어진 것은 소중히 누릴 줄 모르는 게 아닐까?
시간과 햇살은 신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나눠준 선물.
수녀시인은 노래한다.
‘모든 이에게/골고루 사랑 나눠주는/
봄 햇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춘분처럼/밤낮 길이 똑같아서/
공평한 세상의 누이가 되고 싶다고.’
(이해인, ‘춘분일기’)
이제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서 겨울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는 절기.
춘분이 지나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싹이 돋고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한다.
올겨울 추웠던 날씨와 눈도 이제는 작별을 고할 때가 된 듯하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몸이 나른해지는 사람도 늘어난다.
봄나물은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머금고 있다.
몸에 생기가 돌게 하고 춘곤증을 물리치는 데 도움을 준다.
겨우내 묵은 채소에
뚝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데도 제격이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어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다.’
(논어)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가난해서 먹었던 나물.
요즘은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대접받는다.
고마운 봄의 선물.
씀바귀, 냉이 등 나른한 몸을 깨우는 봄나물로
춘곤증을 이겨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