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3일-천자문엔 왜 ‘春’자가 없을까
일기예보에선
일방적인 정보 전달 이상의 감흥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이 등장하며 사람들은
“봄볕에 반짝이는 새싹이 어린아이처럼 해맑다”거나
“철 지난 겨울옷이 변심한 애인처럼 느껴진다” 등의
날씨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할 수 있게 됐다.
날씨가 더 풀리는 오늘 봄바람에
들뜨는 사람이 꽤 많겠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왜 천자문에는 봄 ‘春(춘)’자가 없을까.
1000자나 되는 글자 중에
왜 새뜻하고 아련한 ‘春’이 없을까.
봄 없이
‘여름(夏)-가을(秋)-겨울(冬)’만 있는
‘이 빠진 천자문’.
그렇다.
봄은 보이지 않는다.
은근슬쩍 두루뭉술하고 뭉근한 바람.
“봄” 하고 가만히 읊조리면
위·아랫입술이 오므려지며 새어나오는 ‘풋 소리’.
사방 넘실넘실 벙벙한 연못.
새벽녘 한결 순해진 방안 웃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