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일-반짝 추위 심술부린 주말
“아니 벌써?”
“그간 뭐 했다고…”
이번 주말,
두 번째 달력을 찢어야 했다.
제야의 종소리 들으며 계획 몇 가지 세웠더니
벌써 봄을 맞이하란다.
어제는 하루 종일 봄비까지 맞았겠다,
“한 거 없어도 3월부터 잘하면 돼”라는
자기 주문만 걸면 끝이다.
2월,
그렇게 쉽게 보내나 했더니
찝찝한 이 기분은 뭘까.
보슬보슬 봄비 지나고 찌푸린 하늘이
제법 뽀얀 햇살을 드러내는가 싶더니
주말부터 아침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며
눈발까지 날리는 반짝 추위가 찾아온다.
입춘(立春), 우수(雨水) 다 지난 겨울의 끝자락이지만
움튼 꽃망울 터뜨리기엔 봄은 아직 어리다.
‘살다 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골목골목에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불현듯 곽재구 시인의 ‘포구기행’이 떠오른다.
여심(女心)이 흔들리는 걸 보니,
따뜻한 햇살에 몸이 먼저 봄을 느끼는 듯.
꽃님아 수줍어말고 방긋 웃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