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었 던 사랑/김동우
결혼하기 2년전 쯤으로 기억된다
모처럼의 연휴라 가깝게 지내는 동내 형님이랑 태종대 바다를 갔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지만 자주 들리지는 않는 곳 이다
태종대 등대까지 한참을 걸어서 자갈 마당에 도착하여
유람선을 타기로 하고 배에 올랐다
연휴라 그런지 많은 관광객로 붐볐고
그날은 파도가 조금은 요동을 쳤다
그냥 밋밋하게 가는 것 보다는 약간의 롤링이 있으니 재미가 있었다
목적지까지 반 쯤 갔을까
초등학교 여자 아이가 배의 뒷 쪽에서 구토를 하였다.
동반한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행동에 어쩔 줄을 몰라서
당황을 하였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고 구경만 하기에
내가 다가가서 도와 주었다.
이미 아이의 구토로 바닥은 엉망이 되었다
우선 나의 손수건을 주었다
남자 손수건이 깨끗하지는 못 하지만 급할 때는
그것이라도 유용 한지라 아이 엄마에게 건넸다
그리고,
나는 구석에 있는 청소 도구함에 밀대를 꺼내어 바닥을 닦았다
몇 분간 야단법석을 떨고서 분위기가 진정되고
아이의 엄마는 날보고 고맙다고 하였다
그리고 손수건을 다 버렸는데 어쩌지요 하면서 미안해 한다
아...
뭐 괜찮습니다..
그 까짓 손수건 얼마 한다고요,,ㅎㅎㅎ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어느새 유람선을 육지에 도착하여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태종대를 구경하고 집으로 갈려고 버스 종점에 도착하였다
관광철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앞에는 아까 만났던 그 아이와 엄마가 줄을 서고 있었다
어....
여기서 또 만나네요....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어디까지 가세요.
네...연산동까지 갑니다.
그러면 인원이 많으니까 택시를 타고 가면 싸게 치이니까
같이 가입시이더.
그 엄마도 싫지는 안 했는지 같이 동석을 하자고 하였고
택시를 타고 영도를 빠져 나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면서
괜찮으면 커피 한잔을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나는 대답을 망설이자 같이 간 형님이 그러면 좋지요
하면서 같이 차 한잔하고 가자고 한다
할 수없이 중앙동에 내려서 다방에 갔다
그 아이의 엄마는 30대 정도로 보였고
같이 간 형님이랑 비슷한 나이 인것 같지만
나하고는 연상이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여자는 남편이랑 헤어져
아이랑 둘이 살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같이 간 형님은 이혼을 한 상태였고 그 여자에게
관심이 많은 눈치였다
나는 아직 총각이고 그 여자에게는 관심이 전혀없었다
하지만 형님이랑 그 여자랑 좋은 인연으로 맺어지길 바랬고
서로 전화 번호도 주고 받았다
그러던 시간이 지나고 한달 후에 그 형님이 그 여자에게
연락을 하여 다시 우리는 만났다.
다방에서 만나자 그 때 내 손수건을 깨끗히 씻어서
향수를 살짝 발라 나에게 주었다.
흐미....향기 좋다...ㅎㅎ
그리고 우리들은 영화도 보고 식사도 같이하고 자주 만났다
하지만 나는 중간에서 이젠 두 사람을 위하여 빠져 주기로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는 나는 나가지 않았다
가끔 만나는 그 형님이랑 만나면
요즘 잘 되어 갑니까 물었지만
결국은 두 사람은 인연으로 맺어지지 못했다
그 형이랑 나중에 술을 한잔 하면서 들은 이야기인데
나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 보더란다
처음에는 그냥 의례적으로 궁금하여 물어 보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 본 것이 아니라는 것 이었다
결국 그 여자는 관심에도 없는 그 형님이랑 시간만
낭비 한 것 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하하하하 웃었다
나 같은 사람이 뭐가 좋다고 관심을 가졌을까...
좋으면 좋다고 말이나 하지.
말을 안 하였으니 미련 곰탱이 같은 내가 우째 알리오.
어쩌다 태종대를 들릴 때면....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되었던
지난 추억이 생각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