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
오늘은 너희 학교에 다녀 왔단다.
언제나 그랫듯이 학부모 회의를 핑개로 담임 선생님 얼굴을 뵙고 왔지.
맨 처음 너희들 입학 당시엔 명문고 학부모가 되었다고 꽤나 목줄이 뻣뻣했었는데
모두 한결 같이 명문고의 꼬리는 감춰지고
변화하는 대입 체제를 파악하느라고 열을 올리더구나.
진학상담 중에 담임 선생님이 목에 메여서 훌쩍 훌쩍 우시더라.
나도 따라 울었지뭐니.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아이들과 개별 상담을 하면 왜그렇게 애들이 우는지 모르겠다고
마음이 아파서 죽겠다고 .
중학교때는 항상 일등을 해서 선망에 대상이었던 학생들이
모두 평인이 되는가 하면 꼴치가 되어 있는 애들도 있으니 그거 감당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그것이 명문고의 비애라면 비애겠지.
몇몇 학부형이 학부모회의에 불참을 했더구나.
아마도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랬겠지.
...........
우리 은이 참 잘 견디네.
참 대견하네 .
그래~
그럴줄 알고 있었어.
\"나에 하늘 수건\"아
너는 엄마의 하늘 수건이었어.
너를 기르면서 항상 울면서 길렀지.
다친다리 보면서 울었고
불구가 될까봐 울었고
수술할때 회복할때
그리고 네 친구들이 네 다리 보고 놀릴 때 많이 울었지.
네가 그린 도화지에 엄마 얼굴 그려놓고
눈물까지 그려놓는 그 모습을 보고 울고 울고 또 울었었지.
세월은 그렇게 잔인하게 흘렀지만
우리 모녀는 너무나 정직하게 여물어갈 수 있었어
나에 하늘수건..........
언제나 하늘을 보며 울었었지.
사람들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하늘을 보았었지.
그때 하늘이 나에게 커다란 수건이었어.
그렇게 아픈 상흔을 밟고 우리 모녀 서로 분투하며
아니 온 가족이 그렇게 분투하면서 그렇게 보냈던거지.
그런데 참 이상하더라.
사람은 슬플때만 우는게 아니더구나.
요즘은 정말이지 너무도 잘 자라는 너를 보고도 자꾸만 눈물이나.
고마워서 울고 대견해서 울고.
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하늘을 보고 울었다.
여전히 하늘수건이 내 눈물을 잘 닦아주었어.
앞으로 대입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냥 이대로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야.
욕심내지 말고 그냥 이대로 걸어 가는거야.
반드시 뜻을 이룰 수 있을거야.
그날을 위해 힘들어도 꾹~ 참고 견디자.
우리 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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