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 삼학년인 딸아이의 가을 운동회였다.
나도 혼자 가게를 보는 처지이고 남편도 다른도시로 출퇴근을
하는지라 가볼사람이 없었다.
시어머니께 연락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와봤자 내가 졸졸 따라다니며
모셔야 할뿐..(아직 육십초반의 젊은 분이시지만 며느리들에겐 팔십노인처럼
행동하신다. 밖에 나가시면?? 오십대가 안부러운 차림으로 ㅎㅎ)
내겐 하나도 도움이 안되어 마음을 접고 나니
친정엄마 오라 하기도 쫌 그랬다.. 남편 보기에...
그래서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내서 가게문을 닫고 가서 점심을 먹기로
약속하고 12시가 되기 바쁘게 학교로 달려갔다.
마침 딸애 친구 엄마를 만났는데 십분마다 한번씩 우리엄마 못봤냐고
물어보더란다..
내가 도착한 후에 단체게임을 하고 있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큰덩치에
운동장을 뛰다가 벌러덩 넘어진다. 아이고~
둥근 공이 매달린곳에 열심히 콩주머니를 던지더니 마침내 공이 터지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깃발이 휘날리자 아이들이 우우 몰려서 각자 부모들이
있는곳으로 뛰어가고 나는 딸애를 놏칠새라 열심히 딸애에게로 뛰었다..
딸아이는 무척 기뻐하며 엄마가 자기 넘어진걸 보고있었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딸아이 손을잡고 점심을 먹으니
" 엄마! 엄마랑 이렇게 낮에 단둘이 밥먹으니 너무 좋아"
이런다..
평소에는 늘 작은애를 출근할때 데리고가서 퇴근할때도 내가 데리고 가기 땜에
큰애는 소외감을 느끼는 편이다..
나도 큰애에게 내사랑을 확인해 줄수있어 기뻤다.
울딸
"엄마.. 나 아침에 엄마말 들을걸.. 엄마가 천원 가져가라 했는데 안가져가서
친구들이 먹는거 너무 부러웠어.. 그래서 오백원만 줘 오후에 뭐 사먹게"
그래서 천원을 주고 음료수 젤 비싼거 하나 사주니 안먹고 학교에 들고 간다.
지금 먹으라고 하니까 친구들 보는데서 잘난체 하며 먹을거란다.
저녁에 집에와서 하는말..
" 엄마 나 음료수 결국 못먹었어.. 오후 게임 바로시작해서 내자리에 두고갔는데
게임 끝내고 오니까 누가 가져가 버렸어..
그래서 주위에 있던 아줌마들한테 내음료수 가져간 사람 못봤어요? 하고
물어봤더니 아무도 못봤대 엄마 힝잉잉"
하하하 울딸 넘 순진하죠 ?? 아직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