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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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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여! 그대 이름은?


BY 무영 2003-10-07

언제였던가!

결혼의 굴레에 나를 가두어 두지 않겠다 외치고 또 외치던 때가.

뭇남성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신을 고집한 나였기에

주위의 실망이 더 했으리라.

행복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을때

아마 난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아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울고

있지 않았을까?

조건 좋은 잘생긴 남자를 마다하고 나이 차도 많이 나고 빚고 많고

잘생기지도 못한 남자와 결혼을 해야 했던 그때의 선택을 아주

힘들때면 가끔 후회도 해 본다.

그 선택 또한 나의 너무 계산적이지 못한 성격 탓이였을지도 모른다.

질기다 싶을 정도의 끈질긴 구애도 한 몫 했을테지만 나를 태워주고 가다 난 사고 때문에 그 사람 곁에 영원히 남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가끔 잠든 나의 모습을 멍하니 가만히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남자.

내가 하는 일이라면 뭐든 믿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인 남자.

화려한 예전의 모습을 뒤로한채 힘들게 자신의 곁에 와 주었는데

호강시켜 주지 못해 늘 미안해 하는 남자.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편이 되어 주어 고맙다는 남자.

그래 난 어느틈에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있고 지금의 경기에 더 힘들어 지겠지만        나의 선택에 후회하거나 나 자신을 자학하고 싶지는 않다.

고생없이 사는 친구를 보면서 가끔 시기하기도 내 신세를 한탄하며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묵묵히 받아주는 그 남자가 있기에 난 오늘도  노래를 부르며 저녁을 준비할 지도 모른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니란 걸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참

좋겠다.

난 아직도 선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꼭 복이 오리라 믿으며 살고 싶다.

조금만 힘들어도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진다고들 한다.

어떻게 성격이 맞을 수가 있겠는가!

함께 한 날보다 함께 할 날들이 더 많은 이들이...

서로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양보하면 맞지 않을 성격도 맞을텐데...

힘들어 하는 그 사람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난 괜찮은데 그 사람의 나이를 생각해서 둘째를 빨리 낳았으니 말이다.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아들을 낳아줘서 고맙다며 더 열심히 뛰겠다며

날 더 응원해 준다.

두 아이가 클때쯤이면 나역시 열심히 뛰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말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이는 바로 당신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