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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행복


BY 실버들 2001-05-14


잔뜩 미소를 머금은 오월의 햇살아래서
오늘도 난 나의 파랑새를 찾아 헤메고 있다..
어디엔가는 족함의 의미를 알게하는 진정한 행복이
웅크리고 있을거라는 기대감은..여자의 속성이던가?

그러니까
내가 여자로써의 행복을 찾아 떠난 첫 행로는 결혼이라는 것이었다..
삼십여년 챙겨온 나만의 삶에 푹 빠져 허우적거리다
새롭게 찾은 행복이란건..우습게도 그건 착각이었다..

물론 이제서야 어떠한 무엇이든 반드시 시행착오가 있는거란
제법이나 농익은 판단으로 매사를 가볍게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어설픔 가득했던 젊은 날에는.. 행,불행의 의미조차 가늠할 수가 없었다..

연분이 있었던 탓이었는지 맛선이란 걸 보고서는 몇번의 만남이 이어졌고.. 순수함 가득했고 지적인 이미지가 돋보이는 듯해서
혼기를 놓쳐(?) 급해진 맘은 급기야 초고속 혼사를 치루게 했었다..
그당시엔 그야말로 행복 가득한 나만의 소중한 삶이 내게 손짓하는 줄 알았었다..

헌데..삼대가 어우러져 사는 내 시집살이의 시작은..내 행복의 시작은
...암울함 그 자체였으니...

지금은
아들놈 둘 제법이나 머리통이 굵어져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매사를 오만궁상으로 각시 비위 ??蔘?결제를 받아내고는
대한민국만세! 를 외칠 줄 아는 착한(?) 서방이 든든히 버티고 있어서
작은행복을 맛보곤 하지만..
지금 초등4년이 된 우리 큰놈이 태어나면서 내게 준 고통은
여자의 행복이 무언가도 모를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했었다..

무얼 그리 얻겠다고..
무얼 그리 벌어보겠다고 용을 썼었는지
신생아를 팽게쳐두고도 계속했던 돈벌이(?)..
물론 아이들 가르키는 일이라 보람도 있었지만
그 보람의 비중보다는 어깰 짓누르는 힘겨운 무게가 더 내 가까이에
있었으니...
모든걸.. 주변에 내 이름으로 널려있는 모든걸 털어내고푼 맘 뿐이었다..

글쎄다..
불행의 시작이었나?
암튼 그 즈음엔 확실히 불행이었다..

할머니 품에서 방긋거리며 잘만 자라주던 녀석이 어느날 갑자기 설사를 해대기 시작했다..
구제불능이라는 선고를 받고서는 아연해졌던 순간..
신부님이 마지막으로 이냐시오라는 셰례명을 주었고..
주위에선 모진 맘을 먹으라는 권유가 있었고..

헌데..그럴 순 없었다..
내가 찾은 행복에의 첫 산물인 녀석인데
겨우 한달 세상을 알게하고 보낼 순 없었다..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포기각서까지 쓰고서의 병원생활 꼬박 6개월..
그 싯점에서는 아이의 소생만이 곡 내 행복일 듯 했다..
부처님, 하느님, 주변 하잘것 없는 미물에도 내 모든걸 걸고 빌었다..
아이의 건강만이 내 희망이고 내 삶의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운명은 제천이더라!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던 녀석이
이젠 배를 쑤욱 내밀고 뒤뚱거리고 있으니...ㅎㅎ

지금도 울 큰놈의 방에는 십여년전 아이를 위해 마련했던
이쁜 오뚜기가 남아있다..
툭 치면 금방 솟구쳐 일어나는 모습에 내 아들놈이 담겨있다..

내 영혼, 내 눈물, 내 사랑 모두 담긴 이 오뚜기를 보면
오이 자라듯 쑥쑥 자라나는 아들놈을 읽을 수가 있어
나는 늘 행복에 겨운 미소를 짓곤 한다..

글쎄다! 여자의 행복? ......별거 아니다!

내 안에서 움튼 사랑으로 내 가족을 보듬을 수 있다면..
내 집 처마밑 추녀끝에 둥지를 튼 파랑새를
편안한 맘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
그게 바로 여자의 행복 아닐까?

내 비록 오늘도.. 산넘고 물건너 다른 어딘가에 내 파랑새가 있을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오늘도 내 사랑을 먹고사는 소중한 내 가족이 있는 나는..
...행복한 여자!